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어머니의 밥상
어머니는 언제나
밥상 밑 방바닥에
이빨 빠진 밥사발을 놓으셨다.
찬밥에 물을 부어
서너 숟가락 억지로 밀어 넣고
꿀꺽 삼키면
그것으로 한 끼가 끝났다.
우린 몰랐다.
그 소박한 장면이
눈물의 기록인 줄을.
큰누이가 요꼬 공장 월급 타
신식빵을 사 오면
엄마는 늘 손사래를 치셨다.
“나 그거 먹으면
생목이 올라 못 묵는다.”
말끝마다
허허로운 웃음을 흘리셨다.
엄마는 원래 그런 줄 알았다.
빵보다 밥이 더 귀한 줄을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어머니의 목구멍은
늘 메어 있었고,
우린 그 목마름을 몰랐다.
찬밥에 물 말아 삼키던 순간이
사실은 하루를 버티게 한 기도였음을
자식 키우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지금도 귀에 맴돈다.
밥사발에 부딪히던 숟가락 소리,
그 맑은 울림 속에
억눌린 한숨이 섞여 있었다.
그 소리가 바로
어머니의 평생이었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