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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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다는 것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중립에 서는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사물의 한쪽 면에만 매달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이면을 함께 살피려는 지혜의 자세이다. 세상은 빛과 그림자, 희망과 절망, 이익과 손해가 얽혀 굴러간다.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면 곧 균열이 생기고, 그 균열은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태롭게 만든다. 그러므로 균형 감각은 삶을 지탱하는 도덕적 척추이며, 신뢰받는 인격을 형성하는 근본 덕목이다.
균형 잡힌 시각은 먼저 경청에서 비롯된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자신의 생각이 조정되고 확장된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은 결국 좁은 울타리에 갇혀버리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은 넓은 들판에서 길을 찾는다. 남의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는 곧 남이 자신을 존중하게 하는 힘이 된다. 이는 곧 신뢰로 이어지고, 신뢰는 인품의 가장 단단한 기초다.
또한 균형 잡힌 시각은 분별의 힘을 길러준다. 세상에는 많은 정보와 소음이 넘쳐난다. 옳은 것과 그른 것, 진실과 왜곡이 섞여 흘러오기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 분별력 있는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에 갈대처럼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것은 뿌리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균형 감각은 사람의 내면을 깊고 강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시각은 타인에 대한 배려로 드러난다. 자신의 기준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상대의 사정을 헤아리며 조화를 추구한다. 때로는 물러서고 때로는 나아가며, 관계의 긴장을 풀어내는 지혜는 바로 균형의 산물이다. 이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안심이 되고, 믿음이 생기며, 결국 따르고 싶은 인격으로 빛난다.
삶은 저울과 같다. 어느 쪽으로 기울어도 무게는 곧 드러난다. 저울의 바늘이 고요히 중심을 가리킬 때, 우리는 진정한 공정과 평온을 경험한다. 균형 잡힌 시각은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편안함을 준다. 그것이야말로 신뢰받는 인품의 원천이자, 남들이 본받고 싶은 매력의 근원이다.
균형을 잃은 사회는 분열을 낳지만, 균형을 지향하는 개인은 화해와 공존의 길을 연다. 그러므로 균형 잡힌 시각은 단순한 태도가 아니라 삶의 철학이며, 가장 올바른 가치의 선택이다. 남의 신뢰를 얻고 매력적인 인품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언제나 저울의 바늘처럼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