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풀의 시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마른풀의 시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풀잎이 부서져 노래한다
한때는 초록이었고
지금은 바람의 악보가 되었다

햇살이 닿으면
금빛 먼지가 되어 흩어지고
어둠이 내리면
그 잔향이 별빛에 스민다

누가 그들의 시를 읽을까
잎맥마다 남은 주름 속에
한 계절의 숨결이 눕는다

삶이란 결국
바람 앞에 서는 풀의 자세
쓰러지며 피고
사라지며 남는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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