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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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의 사서(辭書)
청람 김왕식
신새벽 풀잎마다
이슬이 언어를 빚는다
빛은 숨으로 번역되고
고요는 문장으로 눕는다
들국화 한 송이
세상의 침묵을 해석하며
향기로 답한다
바람은 낡은 이름을 털고
돌담 끝에 앉아
시간의 먼지를 털어낸다
나는 흙의 문장 속을 걷는다
땅이 나를 받아 적는
느린 필체로
기도는 빛의 숨결이다
손바닥 위에 머문 한 줄기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슬은, 말보다 먼저 오는 이해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