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예배당 ― 손바닥 위의 신(神)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스마트폰 예배당
― 손바닥 위의 신(神)






이제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하루를 시작한다.
기도하는 자세와 닮았지만, 그 손에는 성경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그 빛나는 화면은 작지만 절대적이다.
거기엔 세상의 뉴스, 친구의 얼굴, 날씨, 신의 말씀보다 빠른 검색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자마자 그것을 확인한다.
“오늘의 운세는 어떨까?” “누가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을까?”
그것이 오늘의 첫 기도다.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시대의 작은 예배당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매일 예배를 드린다.
새로운 알림이 도착하면 ‘아멘’처럼 반응하고,
SNS의 숫자가 늘면 축복처럼 기뻐한다.
정작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얼굴은 보지 않는다.
눈은 밝아졌지만, 마음은 어두워졌다.

한 번은 카페에서 젊은 부부를 보았다.
서로 마주 앉아 대화 한마디 없이
각자의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엔 커피 두 잔과 와이파이만이 존재했다.
사랑은 연결되어 있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스마트폰은 세상을 연결하지만,
인간을 분리시키는 가장 정교한 기계라는 것을.

화면 속 세상은 늘 반짝인다.
그 빛은 차갑다.
손가락은 바쁘지만, 가슴은 점점 둔감해진다.
언제부터 우리는 타인의 얼굴보다
자신의 셀카를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을까.
스크롤을 내릴수록 외로움은 쌓이고,
‘좋아요’가 늘수록 진짜 좋아하는 일은 줄어든다.

나는 가끔 전원을 꺼본다.
처음엔 불안하다. 세상에서 소외된 느낌이 든다.
곧 알게 된다.
그 불안은 세상이 나를 잊을까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잊고 살았던 불안이었다는 것을.
그때서야 마음이 조용해진다.
주머니 속의 신을 잠시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볼 용기를 얻는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손이 만든 기적이지만,
그 손이 자신을 잃게 만들 때,
우리는 다시 고개를 들어야 한다.
신은 멀리 있지 않다.
화면을 끄는 순간,
그 고요 속에서 우리 자신이 신의 얼굴을 닮아 있음을 알게 된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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