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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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품격
ㅡ기다림은 포기가 아니라 신뢰다
씨앗은 제철을 모른다.
흙은 안다.
때가 되면 꽃이 핀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도 같다.
아무리 재촉해도
깨달음은 자기 속도로 자란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그의 시간을 대신 사는 일이 아니라,
그의 시간을 믿어주는 일이다.
기다림은 인내보다 섬세하다.
그건 믿음의 다른 이름이다.
모든 관계의 본질은 결국 기다림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사랑을 지키는 일도,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조급한 마음은
꽃을 피우기 전에 따버리고,
욕심은 아직 덜 익은 과일을 흔든다.
기다림은 그 반대다.
손을 거두고 바라보는 용기,
그게 어른의 사랑이다.
기다린다는 건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언젠가의 ‘때’를 믿고,
그때까지 조용히 숨을 고르는 일이다.
삶은 결국
기다림을 배우는 여정이다.
모든 만남에는
시간이 만든 이유가 있다.
“조급함은 꽃을 미루고,
기다림은 꽃을 피운다.”
—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