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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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처음
어둠이 스스로를 감췄을 때
세상은 아직 이름이 없었다
그 고요의 틈에서 첫 숨이 피어올라
빛이 되었다
빛은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몰랐다
어둠의 품에서 길을 찾았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 찰나
어둠은 빛의 스승이 되었고
빛은 어둠의 자식이 되었다
우주는 그제야 숨을 쉬었다
숨은 말보다 먼저인 언어였다
별은 그 숨의 기억으로 반짝이고
시간은 그 호흡을 따라 흘렀다
사람의 영혼은 그 잔광에서 깨어났다
모든 시작은 빛이 아니라
숨이었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