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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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의 방
내 안에는 작은 방이 있다
문이 없어서
늘 드나드는 방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듯
늘 누군가의 기척이 남아
방바닥은 조용히 따뜻하다
그대의 목소리는
그 방의 벽지를 바꾸었고
나는 뒤늦게
내 마음의 무늬를 본다
말은 밖에서 태어나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오래 돌아간다
돌아가는 동안
상처가 먼저 앉고
후회가 먼저 눕는다
나는 그 방에
의자를 놓지 않는다
앉으면
떠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러나 떠나지 못하는 것이
사람을 깊게 만든다
끝내 버리지 못한 마음이
우리의 뼈가 된다
오늘도 그 방에서
작은 숨 하나가 자라
내 하루를 밀어 올린다
나는 문 없는 방을 지나
조용히
나를 만나러 간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