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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비를 몰고 왔다.

처서의 바람




입추의

동생이고


백로의

형인


처서가 왔다.




온 세상을

가마솥처럼

달궈


발톱처럼 날카로웠던

여름의 더위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지금다.


담장 밖의 세상은

또 다른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다.


변화는

사계절의

움직임과 함께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며,


각기 다른 느낌과

기억을 선사한다.

입추를 지나며,

바람은

그 독특한 서정성을 들려준다.


그 서정성은

바람의 속삭임처럼,

가볍게 귓가에 닿는다.


바람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해 주며,


우리에게

시간의 가치와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시간이 흘러도,

바람의 노래는

그대로다.

우리는

종종

시간여행을 꿈꾸곤 한다.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를 예측다.

허나

현실은 늘 현재에 머물러 있다.


그 현재는

아직도

조금은 더운 가을의 시작이다.

백로,

하얀 이슬이 내리는

그 시점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은

천천히 그 길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자연의 움직임 앞에,

우리는

또다시

그 경이로움을 느낀다.


가을은

조금씩,

천천히 우리 곁에 다가온다.

이런

자연의 움직임을 느끼며,

내 마음도

조용히 변화를 맞이한다.


그 변화는

더 깊은

성찰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가을이 오면,

새로운

시작과 함께,


새로운

감각도 찾아온다.







억수같이

소낙비가 내린다.


소낙비를 동반했다

처서답다.


이 비 그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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