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23. 2023
입추의
동생이고
백로의
형인
처서가 왔다.
ㅡ
온 세상을
가마솥처럼
달궈
발톱처럼 날카로웠던
여름의 더위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지금이다.
담장 밖의 세상은
또 다른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다.
그
변화는
사계절의
움직임과 함께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며,
각기 다른 느낌과
기억을 선사한다.
입추를 지나며,
바람은
그 독특한 서정성을 들려준다.
그 서정성은
바람의 속삭임처럼,
가볍게 귓가에 닿는다.
바람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해 주며,
우리에게
시간의 가치와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시간이 흘러도,
바람의 노래는
그대로다.
우리는
종종
시간여행을 꿈꾸곤 한다.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를 예측한다.
허나
현실은 늘 현재에 머물러 있다.
그 현재는
아직도
조금은 더운 가을의 시작이다.
백로,
하얀 이슬이 내리는
그 시점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은
천천히 그 길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자연의 움직임 앞에,
우리는
또다시
그 경이로움을 느낀다.
가을은
조금씩,
천천히 우리 곁에 다가온다.
이런
자연의 움직임을 느끼며,
내 마음도
조용히 변화를 맞이한다.
그 변화는
더 깊은
성찰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가을이 오면,
새로운
시작과 함께,
새로운
감각도 찾아온다.
ㅡ
억수같이
소낙비가 내린다.
소낙비를 동반했다
처서답다.
이 비 그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