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홍반장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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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라는 작은달
브런치에 올린 《보름달》 아래
브런치 작가 홍반장님
댓글 하나가 걸렸다
“작가님 마음에 걸어 둔
달 하나
오늘 아침해가 삼키더이다.”
짧은 문장이었다.
그 문장 안에는
밤과 새벽이 함께 들어 있었다
달은 원래
하늘에만 걸리는 줄 알았다
누군가는
마음에 걸어 둔다고 말했다
그 말 한 줄이
내 시를 다시 썼다
아침해가 달을 삼킨다
자연의 순환을 말한 것일까
아니면
시가 현실에 녹아드는 순간을 말한 것일까
한동안
그 문장을 들여다보았다
댓글은 부연이 아니었다
해설도 아니었다
또 하나의 시였다
작가들의 댓글은
언뜻 스쳐 가는 인사 같지만
그 속에는
자기만의 밤을 건너온 체온이 있다
한 줄의 문장이
타인의 가슴에 걸려
다시 다른 빛으로 변하는 순간
시가 시를 부른다
달이 달을 낳는다
밤새 걸어 둔 달은
아침해에 삼켜졌는지 모른다
그 댓글 속에서
또 다른 달이 떠올랐다
글은 혼자 쓰지만
시는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짧은 문장이
내 마음에 다시 걸린다
오늘도
댓글이라는 작은달 하나
가만히 떠 있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