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驚蟄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경칩 驚蟄






흙은 아직 겨울의 문장을 붙잡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먼저 깨어나는 작은 심장 하나

돌처럼 엎드려 있던 시간
몸속 깊은 곳에서 물이 먼저 움직인다

침묵을 오래 견딘 눈꺼풀 아래
연둣빛 번개가 스친다

개구리,

자기 안에 쌓아둔 겨울을 걷어차듯
놀란 듯 스스로를 밀어 올린다

흙이 가볍게 흔들린다
세상이 비로소 귀를 기울인다

이날은
봄이 오는 날이 아니라

잠들어 있던 생명이
자기 이름을 크게 불러보는 날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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