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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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게 묻는다
문학인이라 불리는 이 이름 앞에
잠시 멈춰 선다.
이 이름을 감당할 만큼
살아냈는가.
문장을 다루는 손보다
그 문장을 견디는 삶이
더 깊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글을 쓴다는 일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라 했다.
그 드러남이
과연 진실이었는지,
아니면 다듬어진 얼굴 하나를
내세운 것뿐이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정직이라는 말은 쉬웠다.
그 말 앞에서
나는 얼마나 자주
비켜 서 있었는가.
적당한 문장 속에
나를 숨겨 둔 적은 없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삶을 충분히 건너지 않은 채
먼저 문장으로 정리해 버린 일들,
그 매끄러움이
깊이의 증거였는지
아니면 비어 있음의 흔적이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언어 앞에 서야 할 내가
언어 위에 서 있었다고
착각한 적은 없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을
끝내 설명하며
여백을 지우지 않았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감정을 건너가지 못하고
곧장 흘려보낸 문장들,
그것이 문학이었는지
아니면 아직 식지 않은
나의 흔들림이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에 닿을 때
그 무게를
끝까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나는 침묵할 줄 알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
끝내 말해버린 것은 아닌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얼마나 잘 썼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정직했는가를,
얼마나 높이 올랐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내려놓았는가를
나는 나에게 묻는다.
아직 멀었다는 사실 앞에
조용히 서 있다.
이제
다시 묻는다.
오늘의 나는
문학인이라는 이름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졌는가.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