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파 끝까지 읽을 수가 없네요
어느 성직자의 일기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30. 2023
세상이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대부분의
정치가들은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싸우느라
국민들을 돌아볼
겨를이 없어
죄송하답니다.
일부 성직자들은
당신들의 성전을 아방궁처럼
짓느라
너무
바빠
가난하고 병든 자를
살필 틈이 없어
미안하답니다.
괜찮아요!
죄송해 하지도
미안해 하지도
마세요.
어차피
국민들도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살기 힘들어
당신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거든요.
그러니
걱정들일랑
아예
마시고
당신들
하시던 일
게속
충실히 하세요.
ㅡ
방금 전
지인이 카톡으로
한 편의
가슴 저린
글을
보내왔네요.
한 성직자의
젊은 시절
이야기입니다.
특정 종교에
국한됨
없이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ㅡ
지금은
전국의
나병 환자 마을이
많이 없어졌지만,
제일 유명한 곳이
소록도이죠?
저는 신학교
두 방학을
소록도에서 보냈어요
큰 가방
하나를 들고
소록도의 비탈진
길을 오르는데,
처음에는
정말
'개'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팔다리가
하나도 없는
나병 환자였어요.
배에 타이어 반으로
자른 것 대고
팔꿈치로
기어가고 있는
거였어요.
‘아저씨 어디 가세요?"
하며
얼굴을 보니
더 흉측했어요.
구멍만 뻥뻥!
코도 없어진 지가
오래되었죠.
저 위에 성당에
기도하러 가신대요.
목에는 묵주를
감고 계셨죠.
그래서 ‘아저씨,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안아 드리면
안 될까요?
전 신학생입니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오늘
천사를 만났다고
고마워하셨어요.
다른 사람은
5분이면 갈 거리를
이 분은 지렁이처럼
기어가니
3-40분이 걸렸죠.
게다가
비탈길에
눈이 오면 열심히
올라가다 배에 있는
타이어가 죽 미끄러지고,
그분 성함이
'스테파노'셨어요.
산 중턱에
공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죠.
어느 날
저도 기도하러
그 공소를 들어가려는데,
공소 밖에서 스테파노
할아버지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기도하고 계시는 거예요.
‘할아버지, 왜
못 들어가셨어요?’
세상에,
문고리를
열 손이 있어야
문고리를 열죠.
다른 때 같으면
머리로
몇 번 문을 두드리면
안에서 문을
열어 주었대요.
그런데
그날은 너무 추워서
기도하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그 닫힌 문을 머리로
열려고 하다 머리가
터져 얼어붙은 거예요.
그래서
밖에서
여기가 1처겠다,
2처겠다 하면서
혼자 배로 기면서 14처를
하고 계셨어요.
‘아이고, 아저씨
저랑 같이 해요.’
정말 아기 몸뿐이 안 되는
아저씨를 품에 안고
함께 14처를 했지요.
나중에
제가 신부가 되고
어느 날
소록도에 계시는
수녀님 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스테파노 할아버지
아시죠?’
‘네, 잘 알죠.’
‘지금 위독하신데 자꾸
신부님을 찾으시는데
오실 수 있으실까요?’
밤에 차를 몰아
소록도까지 갔어요.
‘할아버지 눈 떠보세요.
저 왔어요.
왜 빨리 천당
못 가시고 힘들게 계세요.
이제 가셔도 돼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물어보고
싶으신 게 있대요.
‘신부님, 저는 평생
이 몸뚱이
가지고 살았어요.
소록도 바위에서 자살도
5번이나 시도했는데
모진 목숨이라
하느님이 살려주셨지.
난 주님을 안 후 몸 성한
사람이 부럽지 않았어.’
그런데 부러운 것이
손가락 두 개만 있어서,
내 손으로 묵주 한 번
굴려 보았으면!
그분은
팔꿈치에
고무줄을 걸고 거기에
나무를 입으로 끼어,
땅바닥에 묵주를 펼쳐 놓고
하나하나 집어가면서
기도하셨죠.
자기는 손가락
5개도 필요 없대요,
하나는
걸고 하나는 돌리는
손가락 2개만
있으면 족하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나 죽으면 청년 시절처럼
부활시켜 주실까요?
천국에서는 내 손가락으로
묵주 기도
할 수 있을까요?
신부님 입을 통해
확인받고 싶어
못 죽고 있어요.’
‘암, 그럼요, 깨끗한
몸으로 바꿔 주실 거예요.’
언제가 그분의 빛바랜
사진을 보았는데
정말 잘생기고 준수한
청년이었어요.
할아버지는
‘그럼
안심하고 가겠습니다.’
마지막
강복을 받고
스테파노 할아버지는
제 품 안에서
아이가
잠자듯 숨을 거두셨죠.
일주일이 지났을까?
제가 꿈을 꾸는데
꽃밭 한가운데 있었어요.
순간적으로
여기가
천국이구나 생각했죠.
별의별 꽃이
다 있었어요.
그런데
저 쪽에서 누가
막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오는 거예요.
가까이 올수록
어디서 뵌 분인데?
다시 보니
그 흑백사진에
스테파노 할아버지의
젊었을 때 모습인 거예요.
손가락마다 묵주를
칭칭 감고
나를 끌어안으면서
‘신부님, 손가락이
10개 생겼어요.’
여러분들 꿈에서
울어본 적이 있으세요?
그 양반을 끌어안고
정말
'성모님
우리 아저씨에게 손가락을
10개나 주셨네!
이제는 아저씨 손가락으로
묵주기도 드릴 수 있겠네!‘
그분은 하느님을
체험하고 난 다음
숨이 끊어질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그 별만을 바라보면서
한눈팔지 않고,
비록
몸뚱이는 짐승 같고
배로 바닥을 기어 다니는
처참한 몰골이었지만,
그분은 성인이셨어요.
제가
이 세상 살면서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
바로 스테파노
할아버지예요.
나도
저분의 신앙
백분의 일이라도 닮자,
그러면
나도
성인 사제가 될 수 있다
여러분들 묵주 알을
굴릴 수 있는
손이 없으십니까?
성당 문턱을 넘어설 수
있는 발이 없으십니까?
ㅡ
저는
이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제 삶이
이 글을 읽기 전과 후가
확연히
달라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