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후, 길 위에 나타난 지렁이는 모두 죽었다.
지렁이는 욕심이 과했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0. 2023
비 온 후,
지렁이가 유독 길 위에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ㅡ
비 내린 후의 거리는 유독 지렁이들로 가득하다.
그들이 신비롭게 어디서 불쑥 나타나는지,
모두들 궁금해한다.
어린 시절,
어른들은 '지렁이들이 비바람에 휩쓸려 높이 떠올랐다가 다시 떨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학자들은
'비가 오면 땅속이 습해진다.
지렁이들은 호흡이 곤란해져, 생존을 위해 지상으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나온 지렁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햇볕이 강렬해지기 전에
다시
땅속으로 숨어 들어가야 한다.
일광욕의 욕심이 과하거나, 아니면 게으른 지렁이는 결국 죽는다.
햇볕에 몸이 말라죽거나, 무심코 그들을 밟은 인간에게 죽어가는 지렁이들.
그렇게 죽은 그들의 몸은
결국
개미들의 밥이 된다.
우리는 지렁이들의 생존과 죽음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러한 상황이 비단 지렁이들만의 이야기일까?
우리 인간의 삶은 그리 대단한 차이가 있을까? 비극적인 운명의 지렁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어찌 보면 우리 인간도 지렁이와 닮아 있다.
환경이 어렵고 살기 힘들 때 우리도 고난을 피해 '지상'으로 나온다.
햇볕을 피하거나,
습기를 찾거나,
아니면 식량을 찾아 헤매는 지렁이와 같은
우리의 삶.
생존을 위해 도전하는 동안, 우리도 햇볕에 말라죽을 수 있고, 다른 '인간'에게 밟혀 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죽은 우리의 사회적 가치는
다른 이들에게 있어
'밥'이 된다.
우리는 이렇게 지렁이들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며, 우리의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깨닫는다. 우리의 삶은 지렁이처럼 일관되게 굴곡진 길을 가지만, 그 길을 걸어가며 우리는 자신의 삶의 목표와 가치를 발견하고 정립한다.
지렁이들이 땅 속으로 다시 숨어 들어가듯,
우리도 삶의 힘든 시기를 견디며 그 고난을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현명해지며,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지렁이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
그것은 바로
생존과 존재,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렁이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평가해야 한다.
우리의 삶이 지렁이처럼 일일이 힘겹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삶의 어려움을 겪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렁이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삶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