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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이 도움을 준다

우리 아파트 경비, 박 씨



도움

받을 사람이

도움을 준다







우리 아파트 경비를 맡고 있는 박 씨는

늘 바쁘다.

잠시도 쉬지 않는다.


주민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

어떻게 알았는지

황급히 달려와 에레베이터 입구까지 짐을 옮긴다.

폐휴지를 주우러 온 노인들을 위해 미리 종이상자를 묶어둔다.

그들에게 흰 봉투에 두 장의 천 원짜리 지폐를 넣어 슬며시 손에 쥐어준다.


충청도 특유의 어눌한 어조로


"얼마 안 되유, 시원한 음료수 한 잔 값밖에는 안 되유"


그의 언어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만면에 미소 머금은 모습,

영락없는 하회탈이다.


천 원짜리 두 장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랑은 무겁다.

사랑이란 거창하게 표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는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동네 사람들이 박 씨의 이야기를 귓가에 전하면서, 그의 삶의 모습이 더욱 선명해진다.

그는 몇 해 전 아내를 잃고,

90 노모를 모셔가며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남의 어려움을 보지 못한다.

남을 돕는 따뜻한 사랑이 넘쳐난다.


박 씨의 삶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해준다.

그는 귀한 사랑을 아껴서가 아니라,

공유해서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이 힘들 때일수록 남을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받은 사랑을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 씨의 이야기는 아름답고 소박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바라보는 우리 모두에게는

그보다 더 큰 가치와 더 깊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는 별빛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빛나는 존재,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는 우리에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 존재인지를 일깨워주는

우리 공동체의 무명 히어로이다.


그의 존재가 우리 모두에게 주는 교훈은,

사랑과 배려,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인간다움을 미처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박 씨는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교훈을 남긴다.


'남을 돕는 것이 자신을 돕는 것이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언제부터인가 박 씨가 보이지 않는다.


경비 초소 유리창에 메모지가 한 장 붙었다.


[아파트 관리비 절약 차원에서 경비를 구조정하여 인원을 감축하였으니 양해 바랍니다.

아파트 동대표 ㅇㅇㅇ ]


아하,

그러면

우리의 히어로 박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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