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22. 2023
매미
한 마리
날개 찢긴 채
아스팔트
위에
나뒹굴고 있다.
틈새
개미
서너 마리
앞뒤로
물고
옮기고 있다.
ㅡ
8년 동안
땅속 깊은 곳에서 숨을 쉬며
견뎌온 매미는
단 한 번의
화려한 순간을 위해 기다렸다.
그 순간이
바로
지상에서 울려
보름의 삶을 즐기는 시간.
우리의 인생
또한 그렇지 않은가?
어릴 때부터
꿈을 키우며,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아 헤매다가,
한 순간의
화려한 순간을 위해
무수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아스트팔트 위에서
나뒹구는 매미의
모습은
우리의 삶의 허무함을 상징한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도,
결국
우리의 인생이나
그 매미의 삶처럼
순식간에 끝날 수 있다.
허나
그 매미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울었다.
우리도
그렇다.
짧다고 느껴질지라도,
그 순간
순간을 최선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상에서의 삶은
결국
한정되어 있다.
우리가
헤매며 찾아 나선 꿈이나
목표,
그리고
그것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결국
아스트팔트 위의 매미처럼
불특정 한 순간에
끝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노력이나 삶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그 순간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참 의미일 수 있다.
ㅡ
"이것이 인생인가!"라는
물음에,
답한다.
"네,
이것이 인생이다."
짧고도 긴,
허무하면서도 의미 있는,
그렇게
아름답고도
슬픈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