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23. 2023

불 꺼진 나이에도 꿈을 키우는 노인 청년

아름다운 노인






돋보기 너머로

힘겹게

한 줄 한 줄

읽는다.


한 페이지를 내려 읽는 데만도

족히

10분은 걸린다.


한평생

논밭일로

굽은 허리


방바닥에

손자 놈이 보던

수능책 펼쳐놓고

시린 눈

껌뻑인다.


일흔을 훌쩍 넘은

노인청년이다.




시간은

강물처럼  흐른다고

했던가!


불가피하게

노년의 문턱을 넘게 된다.


가슴속의 불길은

노년이라 해서 꺼지지 않는다.


바로

그런 불을 품고

살아가는 

그는


몇 해 전

조촐히

고희연을 치른

노인 청년이다.

그의 눈은

시간의 무게로 침침하게

내려앉았다.


그의 눈동자 속에는

어떤 어려움도

잠재울 수 없는 빛이

스며들어 있었다.


돋보기를 통해

천천히,

끈질기게 한 글자 한 글자를

훑어내려 간다.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족히

10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더욱

선명하고,

영롱했다.

공부에 대한 열망이

그의 향학렬에

불을 지폈고,


그 불길은

끊임없이 타오르며

그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의 노년은

그 누구의 젊음보다도

더욱 푸르고 뜨거웠을 것이다.


남들

그의 나이에 편안한 퇴

꿈꾸는 동안,


그는

오히려

이제사 진정으로 원하던

꿈의 문을 열기로

결심했다.

그는

꿈에 그리던

대학의 입학문을 노크했다.


그의 노년 대학 생활은

평범한 청년의 그것과는 달리,


그 어떤 흥미로움과

새로운 도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해

공부를 포기해야 했었다.


노년이 되어서야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

품었던 꿈을 다시 꺼내 들 수 있었다.

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었고,


그의 노년은

새로운 발견과 지식의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노인 청년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은


꿈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의 가치와,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다.





노인 청년의

손주는


스터디 동급생이고

친구이다.


노인 청년은

맏형으로서

이번 학기

과대표를 맡았다.


그의 학점에

손주는

머리를 숙여야만 했다.







작가의 이전글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