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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04. 2023

시린 시월, 생각의 갈피마다 그리움을 안주 삼는다.

고향은 먼 곳에 있다




시월은 나에게

특별한

달이다.


그것은

단순히 일 년 중 열 번째 달이라는 것을

넘어,


나의 마음속에

깊게 박혀 있는 고향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움이란

이런 것일까?






시월의 풍경을 떠올리면

마치

어린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하다.

"황톳빛 마당에서 깨를 털던 어머니."


나는

그 고향의 모습을 환하게

떠올릴 수 있다.


어머니의 따뜻한 두 손은

황토 마당에

파란 그림자를 그렸다.


그림자 아래로는

도리깨질의 울림이 울려 퍼져,


그 소리를 들으면서

세상의 모든 것이

평화로울 것 같았다.

시월의 하늘은

특별하다.


국화꽃 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국화의 향기를 닮은

바람이 그 아래를 스치며

지나간다.


그 바람이

내 얼굴에 닿을 때마다,


나는

고향의 꽃들,


그리고

그 꽃들 아래에서 놀던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허나

고향은 먼 곳에 있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곳의 완행버스를 탄  차창에 비친 얼굴."


나는 그 완행버스를 타고 떠나버린

시월의 고향을 향해

서성거리며,


'생각의 갈피마다

그리움을

안주 삼는다.'

시월은

언제나 나에게

행복을 꿈꾸게 한다.


그것은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오는 아픔을 넘어,


고향의 따뜻한

품에서 느꼈던 행복을

기억하기 때문일 다.


시월은,

나의 영원한 고향이다.







순간


김준태 시인의

'참깨를 털면서'


읽고 싶은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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