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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04. 2023

귀뚜라미 울음은 가을을 가슴에 품게 한다

귀뚜라미와 가을







매미의

여름은


가을의

귀뚜라미로

넘어간다.







삼삼오오

울려 퍼지던 매미의 노랫소리는

어느새

가라앉고,


대신

저 멀리서 들려오는

귀뚜라미의 소리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어쩌면,

자연은 우리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기 위해

이렇게

두 생명을

번갈아 나타나게 하는 것일까.

풀숲의 그림자는

길어지고,


태양의 빛은

점점

연해진다.


 여름의 끝자락에

귓가에 들려오던 매미의 소리는

 더위를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의 열정과 투지를 상징하듯

뜨겁게 울려 퍼졌다.


그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면,

가을의 귀뚜라미는

그 투지를

묵묵한 성찰로 바꾸어 울린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때,


귀뚜라미의 소리는

우리에게 내면의 성찰과

고요한 마음을

찾아보게 만든다.

"매미가 사라지니,

그 자리

귀뚜라미가 대신했다."


자연의 순환과 인생의 흐름이

녹아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


한 시기의 열정과

활기가

지나가면,


다음 시기의 고요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삶의 순환,


모든 것의 순환의

미학이다.

풀숲에서 울려 퍼지는

귀뚜라미의 소리는

가을을

가슴에 품게 한다.


그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가슴속에 쌓여있던

그리움과 추억이

터져 나온다.


아련한 그리움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 안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된다.


가을의 귀뚜라미는

그렇게

우리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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