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04. 2023
웬 비가
갑자기
주룩주룩 내린다.
장맛비
이상이다.
대적이라도 하듯
제법
세차게
내린다.
이상하다
지금 내리는 비
밉지 않다
앙탈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귀엽기까지 하다.
그 뜻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내일쯤
한기를 동반할 것을
친절히
알리는 복선임을!
ㅡ
비가 내린다.
그것도
갑자기,
주룩주룩.
여름의 뜨거움
속에서
비는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진다.
여름비는
장마철의 장대비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쏟아지는
비는 다르다.
그것은
여름의 끝자락에 선선한
가을을
예고하는 듯한 비.
그 비는
예기치 못한 선물처럼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 비는
기분 좋게 느껴진다.
마치
앙탈 부리는 아이처럼,
툭툭
두드리며
우리의 주의를 끈다.
비가 물든
아스팔트 위에는
반짝이는 빛이 흐르고,
풍경은
물빛으로 물들어진다.
그 비는
가볍게 웃으면서,
“조금만 기다려. 내일은 다를 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비가 내리는 동안,
세상은
조금 더 서글프지만
동시에 아름다워진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여름의 뜨거움이
조금씩
식어가며,
마음속에 쌓인 것들을
씻어내주는 것
같다.
이런 비는
마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비는
가을의 한기를 예고하며,
계절의 변화를
천천히 알려준다.
비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또 다른 이에게는
잠시의
휴식을 선사한다.
그런 비는
세상의 모든 것을
잠시 멈추게 하며,
우리에게
잠시의 여유와 평화를 선물한다.
그 비는
우리에게 내일의 기대와
희망을 전해준다.
갑자기 내리는 가을비,
그것은
뜨거운 여름의 마지막
인사이자,
서늘한 가을의
첫 번째 단계일지도 모른다.
그 비는
항상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선사한다.
그 비를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