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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04. 2023

까치가 먹다 남긴 감 하나, 바람의 신발 되었네

가을은, 나의 사랑의 풍경이다






바람조차

머문

둔덕  위


감나무 우듬지에

까치밥으로 남긴

감 하나


까치는

그걸 알고

흐뭇한 미소로

입맞춤한다.


까치가

먹다 남긴

하나


바람의 신발 되었네








가을은

모든 계절 중에서도

가장

서정적이다.


사랑을 시작할 때의

그 기분,

첫눈에 반한 순간의

설렘을 품은 것과 같은,


화려한

가을 풍경.


천천히 변하는

나무 잎의 색상은

마치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천천히

깊어져 가는 감정을 연상케 한다.

길가에는

홍시와 같은 성숙한 과일들이

풍성하게 열려있다.


그 과일의 달콤함은

첫사랑의 설렘,


처음으로

교환하는 사랑의 맹세와도 같다.


홍시처럼

빨갛게 익은

사랑,


그것이

바로

가을의 사랑이다.

나는

그러한 가을을 걷는다.


발 밑에는

노란 잎들이 흩어져 있고,

그 잎들 위를 걸으면

살짝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마치

가슴속에 품은 사랑의 감정이

속삭이는 것처럼

들린다.

가을의 바람은

서둘지

않는다.


부드럽게,

천천히 나를 감싸 안는다.


그 바람의 품은

마치

처음 사랑하는 이와의 포옹과 같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더 오래

그대로

있고 싶다.

가을의 하늘은

맑고

푸르다.


그 하늘 아래에서

내 마음속의 사랑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마치

사랑의 감정이

하늘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 같다.

가을은

사랑의 계절,


그 사랑은

홍시처럼 달콤하다.


그 달콤함에 취해

가을의 풍경을 감상하며,


사랑하는 이의 생각에

잠긴다.






가을,

그것은 나의 사랑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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