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14. 2023
가을,
그렇게 노랗게 변한 계절의
품격이 있다.
논두렁에서는
황금빛으로 물들인 벼 이삭이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란 세상을 지나면
감나무 아래로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
붉은 감이
가지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은
마치
성실하게 일한
한 해의 보상 같다.
"가을은
단지
떠나는
계절이 아닌,
거둬들이는 계절이다."
이 말이
얼마나 공감되는지
모른다.
가을이 오면
농부들은 수확의 시간을
맞이한다.
벼를 거두고,
감을 따고,
고구마를 캐면서
한 해의 수고를 마무리한다.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시간,
고단했던 순간들은
모두
그 열매들에 담겨있다.
이제
생각해 본다.
육십 년 넘게 자란 나의 인생 나무는
어떤
열매를 맺었을까?
내가 걸어온 길에는
얼마나
많은 열매가 있을까?
무슨 일을 겪었든
그 모든 경험이 내 인생의 열매가
되었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
가을의 수확은
곧 인생의 수확과 닮아있다.
인생에서도
수고하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보상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어떤 사람은
큰 열매를 거두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작은 열매를 거두기도 한다.
허나
그것은 모두
그 사람만의 값진 보물이다.
이 가을,
내 인생의 수확을
되돌아보며,
그동안의 시간을
소중하게
느끼고자 한다.
앞으로
어떤 계절이 오든
그 계절마다
나만의
열매를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