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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15. 2023

노년에 찾은 운동회

동문체육대회






얼마 전

시골 초등학교 총 동문 체육대회

열렸다.


모인 동문들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허

그들

여전히

초등학교 눈빛이었다.


검버섯 핀

얼굴,

주름으로

패인 이마에

눈빛만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들이 걸어온 시간은

길었지만,

잠시

그 시간을 잊고 청춘의 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 그때의

추억.


그 시절,

그들은 밝은 미래를 꿈꾸며

어린 발걸음으로

체육대회장을 누볐다.


푸른 하늘 아래,

넓은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소리치며 뛰어놀았다.


청군 백군팀을 이루어

땀을 흘리며

달리기를 하거나,


공을 차며 웃음소리를

내뿜었다.


지금 그들은

나이 60ㆍ70이 넘는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그럼에도

이곳에 모인 모든 이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여전히

50년 전의 소년, 소녀였다.


체육대회에서의 경쟁은

더 이상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함께

웃고,

추억을 나누며

그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잠시나마

돌아가는 것이었다.

마음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노령이 되어도,

누구나

그 속에 숨겨진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어린 마음은

우리를 웃게 하고,

사랑하게 하며,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체육대회는

그들에게만의 시간 여행이었다.


아이들의 순수함,

청춘의 열정,

그리고

함께한 추억을 되새기며.


그들은

다시 한번,

그 시절의 자신을 찾아

그 순간을

소중히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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