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17. 2023
천 년 고찰 전등사 풍경 소리, 여백의 미로 가득 찼다
중후한 노신사의 시선
고즈넉한
산사
해 질 녘,
석양이
무심하게
낡은 절의 천년 돌탑과
빛바랜
단청을 적신다.
그림자가
희미하게 그려지며,
오랜 세월을
거치며 그린 자취가
고요한 물결처럼 움직인다.
처마 밑에서는
풍경 소리가 미풍에
버겁게
간헐적으로 울린다
그 소리는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잠재우는
마법 같다.
마치
천년의 시간이
그 소리와
함께
흘러가는 것 같다.
반백의 중후한
노신사
절 앞을 느린 발걸음으로 옮긴다.
돌탑 앞에 서면서
뒷짐을
짚는다.
그의 눈은
그 돌탑의 각 층을 따라
올라가며,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것 같다.
노신사는
잠시
멈춰 선 채,
먼 데
산을
그렇게
한동안을
바라본다.
그의 시선 속에는
과거의
기억,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지혜가 담겨있다.
산의 봉우리는
노을에 가려져 더욱
신비롭다.
노신사의 시선과
맞닿은 그 봉우리는 그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의 영혼을 품은 것처럼
보인다.
한 폭의
동양화다.
풍경 소리
산사의 여백을
가득 채운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그 순간만이
영원하게 느껴진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세월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과 조용한 감동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동양의 아름다움,
그리고
세월이 주는 깊은
여운이다.
ㅡ
그
중후한
노신사
나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