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대륙의 끝, 땅 끝 마을이란다.
칼라파테에서 10시 50분 출발, 우수아이아 12시 10분 도착, 약 1시간 비행이다.
숙소는 아담하고 깨끗한 호텔, 저쪽에 호수가 보인다. 맘에 든다.
바로 2시간 30분 동안 비글해협을 도는 유람선 투어를 한다. 등대까지 갔다 오는 거다.
몇 개의 섬을 지나며 여러 생물들을 만난다. 수많은 새들, 펭귄들인 줄 알았는데 가마우지들이라 하고, 물개인가 했는데 바다사자들이라 하고, 몽실몽실 모여 있는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쪽에 가족인 듯 세 식구가 달랑 따로 있는데 아빠이겠지, 엄청난 수사자는 매력도 없이 둔하게 길게 누워있는데 그들 사이에서는 어떤 아빠일까....
등대는 그가 많이 기대했던 곳이다.
은퇴하면 등대지기를 해보고 싶다는 그는 등대를 바라보며 감동한다.
작은 섬에 외롭게 서있는 등대를 보며, 우리 참 멀리까지 왔다고 말한다.
등대를 배경으로 여러 컷.
유람선의 확성기를 통해 끊임없이 설명은 나오고 솰라솰라 난 잘 몬알아듣겠다.
'비글'이란 말은 다윈이 이 지역을 탐험할 때 탔던 배이름이 '비글'이었다는 것 정도.
나중에 돌아와 지도를 보니 비글해협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경의 경계가 되는 곳인데, 이 두 나라의 남쪽 파타고니아 국경선이 좀 이상하게 되어있다. 무슨 사연인지....
띠에라 델 푸에고(불의 땅) 국립공원 트레킹
버스 타고 가면 좋았을 것을, 택시를 불러서 같이 가면서, 기사아저씨가 우리를 기차역에 내려주는 통에 국립공원 입구까지 약 2km를 먼지를 뒤집어쓰고 걸어간다. 입구에서 트레킹 시작 길까지 다시 먼지 쓰고 2km 걷다.
트레킹 길이 좋다. 우리의 둘레길, 올레길 같다. 먼 나라에 와서 이렇게 땅을 짚고 걸어서 얼마나 좋은지.
예정한 트레킹 길은 원래 8km인데, 기차역에서 입구까지, 입구에서 시작 지점까지 이렇게 하여 13~14km를 걸은 셈이다. 물길을 걷다가 숲길도 걷고, 산길을 걸으면서 호수로 나오는 길이 이어진다.
멀리 그림 같은 산들 하며 호수와 하늘의 풍경도 좋고 사람이 많지 않고 길 잃을 염려 없는 외길이어서 호젓하게 잘 걸었다.
작은 등대가 있는 아기자기한 기념품점(우체국이기도)에서 여권에 도장도 찍는다. 역시 멀리까지 왔어....
우수아이아 시내로 돌아와 반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엽서를 보낸다.
번호 순서대로 쓴 엽서가 드디어 마지막 번호 녀석까지 끝났다. 오늘 엽서는 20일 걸린다니 녀석들이 개학하고 3학년 되고 나서 받게 되겠네. 엽서는 1장당 95페소. 약 6천 원 정도. 요 녀석들이 받는 기쁨 생각하면 가성비 짱이다. 늦게라도 꼭 도착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