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깔레파테
버스로 육로를 통해 아르헨티나로 입국, 칠레 출입국 관리소에서 2시간여 지체하다.
가는 길이 참으로 멋지다는데 이제 웬만한 길에 감동이 일지 않는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 ‘깔라파테’로 간다.
작고 깨끗한 이 마을은 모레노빙하를 가기 위한 전진 기지이다.
언덕 위에 있는 집이 숙소이다. 시내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예쁜 ‘알토 깔라파테’ 호텔.
시내까지는 셔틀로 이동시켜 준단다.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등심과 양고기와 와인.
여기는 기본적으로 양이 무지하게 많다. 많은 사람들이 배 터지도록.... 넓은 초원에 양들이 많더니....
빙하 보러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온다. 빙하를 볼 수 있을까.
남미를 오기 전 읽은 책에서 마음을 확 뺏긴 사진이 몇 있었다.
그중 가장 강렬한 하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
얼른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그 빙하를 보러 가는 날이다. 비가 오면 안 되는데...
차를 잠시 세운다. 빙하전망대란다.
거리가 1Km 정도 떨어져 있을까? 바로 저 앞에 빙하가 보이는데, 그것이 여기서부터 7km의 거리에 있는 거란다. 거리 감각이 이렇게 다른 이유가 뭘까? 7km 거리에서 보이는 장면도 '우와' 소리가 나오는데 두근거린다.
보트를 타고 빙하 가까이로 접근한단다. 빗방울 가늘어진다.
드디어 보트를 타고 다가간 빙벽! 눈앞에 펼쳐진 이 장면이 현실인가...
높이 60m, 넓이 5km, 길이 35km, 동공이 열린다. 여행 중에 이런 그림은 처음이다.
40분 정도 빙벽 앞에 머문다. 맘껏 찍으라는 신호인지 사방에서 볼 수 있도록 배의 방향을 요리조리 바꿔준다.
보온병에 가져간 커피를 꺼내며 멍 때린다.
저쪽 빙하에서 거대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쫙쫙? 쿵쿵? 짜르륵쾅~ 빙하 갈라지는 소리, 얼음 떨어지는 소리다.
빙하가 녹고 있는 소리.... 갈라지고 떨어져 나오는 격렬한 소리.... 가슴 때리는 소리.
빙하의 위와 옆부분을 볼 수 있는 산책코스가 데크로 놓여있다. 한 바퀴 걸으며 조망하는 거다.
놀라워라. 신비하여라.
푸르스름인지 하이얀인지 모르겠다.
사진으로 본 바로 그 장면이다. 그들이 거기 파노라마처럼 쫘악 펼쳐져 있다!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카메라 화면 하나에 다 잡히지도 않는다.
대자연 앞에 선 인간들의 군상을 보다.
용량초과다.
머리가 빙하로 꽉 찼다.
사실 몸속까지 빙하가 흐르고 있다.
떨어져 나온 얼음조각으로 위스키온더락 한잔 이미 들어왔으니....
오늘로 여행 18일째란다. 내일은 땅 끝 우수아이아로 간다.
어떤 장관이 또 기다리고 있을까. 남미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준다....
오늘도 감동을 전할 수밖에. 제자들 꼭 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