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휴무가 지나가고(2)

2025.10.17. 날씨 : 맑음-비

by 배달천재

오전 8시 30분 눈이 부스스하게 떠졌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새벽 2시에 잠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오늘 스케줄을 정리한 뒤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오랜만에 맑은 날씨를 보니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가니 따뜻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기분 좋은 바람을 가르며 오늘도 출근을 했다.


오픈 준비를 하고 계란볶음밥에 후식으로 매장에서 판매 중인 초코마카롱 도넛을 먹었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오늘은 신나는 CCM으로 오전을 연다. 그리고 샷을 내려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한다. 오늘은 굿발란스 맛을 체크했다. 믹스너츠 원두가 메인 원두인데 믹스너츠가 고소한 맛이 좋다면 굿발란스는 튀는 맛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은 맛을 보여준다. 그래서 서브 원두지만 나름 인기가 좋고, 15분 뒤 먹어보니 맛이 좋다. 솔직히 나는 굿발란스가 내 취향이 맞는 것 같다.


리뷰 이슈.PNG

커피를 마시며 배달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이슈를 체크한다. 어제 군산 배달의민족 매출이 낮긴 했지만 땡겨요/배달의명수 매출에 힘입어 준수한 매출을 보여주었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리뷰 답변도 달아준다. 아이스티가 연하다는 리뷰가 달렸다. 다음 주문 시 보완하겠다는 답변을 드리고 아이스티 농도를 체크하기로 했다. 리뷰를 보고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면 보완을 해야 매장에 주문 주시는 분들에게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는다.


피식 리뷰.PNG

답변을 달다 보면 종종 재미있는 리뷰도 볼 수 있다. 속으로 피식 웃기도 하는 리뷰들이 작은 매장에 있는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들어오는 주문도 보내니 어느새 12시가 되고 오후 장사 시작이다. 오전 상태를 보니 오늘 오후는 한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바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매장 상태를 점검한다.


한가할 것 같았던 오후는 배달의민족 주문으로 적막감을 깨뜨렸다. 주문이 순식간에 4개가 몰려 들어왔고 설상가상 푸드레인 트럭이 정차하는 모습을 보았다. 주말을 대비해 도넛과 케이크를 많이 주문했기 때문에 마른침을 삼키며 더욱 빠르게 음료를 제조했다. 푸드레인 냉동물류가 오고 나서도 주문이 2개가 더 들어왔다. 게다가 배민에서 배차를 해주는 알뜰.한집배달 주문이 들어와 냉동물류를 바로 정리할 수 없었다. 방치된 냉동물류를 힐끗 쳐다보며 하나라도 더 빨리 보내기로 한다.


난리.jpg

어느 정도 주문을 보내고 냉동물류를 정리했다. 바 테이블 곳곳에 만들어 놓은 음료가 있기 때문에 실수로 건드려 엎어지면 정말 대참사이다. 실제로 겪기도 했고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허둥지둥하지 않고 최대한 침착하게 냉동물류를 정리한다. 냉동물류를 정리하고 주문도 다 보낸 뒤 정리하고 있을 무렵 전화가 왔다. 주문을 한 적이 없는데 배달이 왔다는 전화였다. 양해를 구하고 주문번호를 여쭤보니 알뜰주문이 다른 곳으로 배달 간 것이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배민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빠르게 조치하고 못 받으신 고객님에게도 케어를 부탁드렸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줄 알았는데 또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내가 메뉴 실수를 했다. 바닐라라떼인데 일반 카페라떼로 보낸 것이었다. 단골손님이라 연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차액만 환불을 요청하셨다. 차액을 환불해 드리고 죄송하다는 문자와 함께 다음 주문 주실 때 요청 사항에 메뉴 실수 적어주시면 고구마과자를 같이 보내드린다고 남겼다.


파손리뷰.PNG

한바탕 바쁜 뒤에는 꼭 리뷰를 확인한다. 문제가 있을 경우 대부분 매장으로 전화를 주시지만, 혹시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 리뷰를 확인하는 편이다. 그리고 어제 대전 매장 리뷰를 확인하던 중 알뜰배달로 주문을 받으셨는데 음료가 완전히 파손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사진을 첨부해주셨다.


가게배달이었다면 내가 직접 전화를 드릴 텐데 알뜰.한집배달은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야 한다. 고객센터에 연락해 상담사분께 닉네임을 말씀드리고 고객에게 케어 전화와 전액 환불을 진행한다고 했다. 다행히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었다. 문제가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발생한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고객은 떠나가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자담치킨.jpg

고객센터 전화 후 땡겨요 주문이 들어왔다. 자주 주문을 해주시는 자담치킨에서 주문을 해주셨는데 요청 사항을 보고는 빙그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매장에서도 가끔씩 자담치킨을 주문해 먹기 때문에 ‘저희도 맛있게 먹고 있어요’라고 써 드리고 고구마과자를 함께 넣어 보내 드렸다. 단골분의 주문이 지쳤던 나를 웃게 만든다.


많은 일들이 있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것 같았는데 아직 2시 30분밖에 되지 않았다. 오늘은 왠지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그 뒤에도 주문이 꽤 많이 들어왔다. 어느새 4시가 되었고 밖을 보니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다. 내일 오전까지 비가 내린다고 예정돼 있던데 오늘은 걸어서 퇴근을 해야 할 것 같다.


어느덧 저녁 6시가 되고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여자친구와 마라탕을 먹기로 했다. 내가 다니는 교회 청년부 목사님 아드님이 배달 마라탕집을 양도양수받아 운영하는데, 다른 마라탕을 많이 먹어봤지만 여기만큼 마라맛과 사골맛이 좋은 곳을 찾아볼 수 없어 자주 시켜 먹는 편이다. 첫 창업에 배달 매장을 인수받았기 때문에 처음에 배달 세팅/광고 등은 내가 많이 도와주었다. 인수받기 전부터 1등을 하던 매장이었지만 지금도 잘 운영해서 1등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비 오는 날 얼큰한 마라탕과 바삭한 꿔바로우를 먹으니 오후에 힘들었던 일이 씻겨 나가는 것 같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오늘도 저녁 장사 시작이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일부터 주말이기에 오늘 저녁 주문이 많을 수도 있는 것을 대비한다. 금요일 저녁에 비까지 오니 주문이 꽤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배달대행사 프로그램에서 정체라고 떠 있어 도무지 배차가 될 기미가 안 보였다. 배차가 되면 음료에 얼음을 담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음료 수십 개가 기다리고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함만 늘었다.


시간이 지나 친한 기사님이 3개를 한꺼번에 픽업하러 왔다. 그리고 배달이 많았는지 물어보니 100개 넘게 콜이 떠 있었고 지금은 빠지는 추세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식사 메뉴를 주문할 시간에 콜이 많이 밀렸다면 식사 메뉴를 많이 주문했다는 것이고 이제는 디저트 차례이다. 지금은 좀 잠잠한 편이지만 곧 있을 수 있는 주문이 몰리는 것을 생각하며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여자친구가 매장에 같이 있는 날이기 때문에 긴장이 덜 되는 것 같다.


긴장을 했던 것 치고는 주문이 많이 몰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주말인 내일을 위해 부지런히 컵/홀더/보틀 등 부족한 부분을 미리 채워 두었다. 밖은 비가 계속 온다. 9시가 넘으니 거리에 사람들은 다니지 않고 배달 주문만 들어온다. 그래도 한가했던 어제와는 반대로 오늘은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었고 서둘러 마감 청소를 한 뒤 오늘의 배달 매출을 확인한다. 바빴던 오후와 꾸준했던 저녁 주문이 준수한 매출을 만들어 주었다. 오후부터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저녁이 되니 피로가 쌓였지만, 그래도 준수한 매출을 보면 고단했던 오늘 하루가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아직 밖에 비가 오고 있어 걸어서 퇴근을 한다. 내일부터는 주말이고 오늘 피곤했기 때문에 일찍 잘 거라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오늘도 퇴근한다.




**사장 노트 **

데이터 루틴: 전날 통계

커피 점검 루틴: 타이머 15분

리뷰·CS 즉시 확인·조치

냉동물류 신속 정리

저녁 피크 대비 재고 보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