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휴무가 지나가고(1)

2025.10.16. 날씨 : 흐림-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어김없이 눈이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9시. 예전에는 알람을 맞춰야 일어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알람이 없어도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출근 준비를 한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나가니 어제 비가 와서 날씨가 꽤나 쌀쌀했다. 외투 지퍼를 올리고 출근, 매장에 들어가니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매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제빙기, 냉장고, 냉동고의 열기가 매장을 따뜻하게 해준다. 전등을 키고 오늘도 출근을 했다.


오픈 준비를 한 뒤 아점으로 신라면 블랙에 계란을 넣고 초코도넛을 함께 든든하게 먹었다. 어제는 휴무여서 출근을 하지 않아 밥을 먹기 전까지 조금 비몽사몽했는데, 밥을 먹으니 몸에서 힘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매일 오전의 루틴, 샷을 내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타이머 15분을 잰다. 밖을 보니 흐렸던 하늘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그래서 산뜻한 CCM으로 오전을 기분 좋게 시작한다.


15분이 지나고 커피를 마셔보니 깔끔함과 고소함이 좋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고소함이 약간 부족한 것 같아서 그라인더 세팅을 조금 바꿔주었다.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쿠팡 주문이 들어왔다. 쿠팡은 고객의 주문 횟수를 볼 수 있는데 52번째, 매번 6잔을 주문해주시는 단골분이 주문을 해주셨다. 빠르게 음료를 만들고 준비 완료를 누른 뒤, 항상 2만원 이상 주문을 해주시기 때문에 고구마과자도 잊지 않고 같이 넣어드린다.


기사분이 일찍 오셔서 픽업해 가신 뒤 내 자리에 앉아 배달체크리스트 엑셀을 작성한다. 어제 군산 매장은 휴무였기 때문에 화요일 통계를 한 번 더 살펴주고, 대전 매장은 전날 통계를 확인한다. 통계 작성 중 눈에 띄는 것이 보였다. 배민클럽 주문 비율이 2배 정도 늘어난 모습을 두 매장이 보여주고 있었다. 배민에서도 이벤트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문 비율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의아해 일단 이슈체크 칸에 따로 체크해두었다. 이러한 이상 징후 등을 확인하고 대응하기 위해 매일 배달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푸드페스타.PNG

오늘부터 배달의민족에서 ‘푸드페스타’를 12.31까지 진행을 한다. 참여조건은 가게배달/알뜰.한집주문 두 개를 선택해도 되고, 둘 중 하나만 즉시할인 2천원 이상 설정하면 배달의민족에서 1천원을 지원해 총 3천원으로 노출이 되고 푸드페스타 전용 카테고리, 뱃지 등 추가 노출을 해준다고 한다. 땡겨요 5천원 쿠폰에 대항하기 위해 하는 것 같은데, 알뜰.한집배달 즉시할인 2천원만 설정해도 배달대행비 3천원에 총 5천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배달체크리스트를 보고 분석한 결과 객단가가 낮은 우리의 경우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전에는 배달의민족에서 2천원 쿠폰 등 다양한 마케팅을 했지만 즉시할인으로 바뀌면서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해 더 이상 할인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대신 음료 가격을 내리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런데 푸드페스타로 2천원 즉시할인을 강요받게 되니 앞으로 배달체크리스트를 더 확인해야 할 것 같다. 마음이 왠지 모르게 착잡해졌다.


리뷰.PNG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리뷰 답변을 해드리는데 매장 단골손님의 리뷰를 보니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오늘도 주문을 주시면 고구마과자를 같이 넣어드려야겠다. 단골손님들의 리뷰가 힘이 나게 해주고, 내가 노력하는 것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느끼며 더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리뷰 답변을 드리고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처리하니 어느새 12시, 오후 장사 시작이다.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1시가 되었다. 1시부터 땡겨요 주문이 들어오더니 배달의 명수, 배달의민족까지 어느새 주문이 5개나 쌓여 머릿속으로는 할 일을 빠르게 정리하고 나의 손은 빠르게 움직였다.


배달을 보내기 위해 배차를 하면 배차가 얼마나 빠르게 되는지에 따라 지금 배달이 많은지 적은지를 알 수 있다. 배차가 순식간에 되는 것을 보고 픽업을 하러 오신 기사님께 지금 배달이 많은지 물어보니 “배달 없고 여기만 뜬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많은 카페들 중에 우리 매장을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 CCM을 흥얼거렸다.


오후 내내 생각보다 주문이 많아서 바쁘게 보냈다. 어느새 6시가 되었고 여자친구와 오늘은 김치볶음밥을 시켜먹기로 했다. 오늘도 땡겨요에서 5천원 할인을 받고 주문을 했다. 배달이 오기 전까지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어느새 배달이 도착해 둘이 맛있게 김치볶음밥을 먹었다. 매장에서 김치볶음밥은 처음 먹어보는데 종종 시켜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먹은 삼겹살 김치볶음밥이 11,900원이었는데 평소 시켜먹기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확실히 5천원 할인을 받으니 다양한 메뉴들을 시켜먹을 수 있어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오늘은 어떤 것을 먹을지 행복한 상상을 한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저녁장사 시작이다. 오후의 열기와는 반대로 저녁은 생각보다 한가했다. 오후에 바빴기 때문에 잠시나마 물류를 주문하고 매장을 정리한다. 그리고 종종 땡겨요 주문이 들어왔는데 프로모션 전에는 평일에는 2~3개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10개는 무난하게 주문이 들어온다. 땡겨요는 객단가가 대부분 2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10개 주문이 적은 것 같지만, 배민이 객단가가 1만5천원인 것을 고려하면 주문마다 확실히 체감이 큰 편이다.


보통 8시부터 바쁜 편인데 오늘은 반대로 전혀 바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한가한 시간을 활용해 브런치에 정식으로 에세이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나만의 톤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GPT와 열심히 의견을 나누었는데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마감시간이 되었고 오늘은 집에 노트북을 가져가기로 했다.


보통 13시간 근무를 하고 집에 오면 바로 쉬다가 잠을 자는 편인데, 나만의 톤 제작처럼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노트북을 가져가 쉬는 시간을 쪼개 작업을 하는 편이다. 늦게까지 하는 것은 아니고 집에 도착하면 11시 30분 정도 되니 새벽 1시 전까지만 짧게 한다.


GPT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의견을 나누니 어느새 새벽 1시가 되었다. 어느 정도 마무리는 되었지만 정신이 너무 또렷해져 있어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씻고, 하루 종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달려온 나를 격려하며 잠에 들기 위해 몸을 뒤척인다.




**사장 노트**

-데이터 루틴: 전날 통계 입력

-맛 체크 루틴: 15분 타이머

-이슈체크: 배민클럽 비율↑

-쿠폰 활용: 땡겨요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