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장이 합격증이 되는 순간
2018년 4월에 센터가 개관을 하고 몇 달 뒤인 7월, 첫 정규과정이던 여름학기 특강으로 금나나 교수를 초청했다. 문화센터 특성상 주 이용객이 '엄마'들이다 보니 그들의 관심사는 아이들 '공부'아니겠는가. 그래서 공신(공부의 신) 중에서도 특별히 '대구'출신을 찾던 차에 '금나나'가 떠올랐다.
RE: 7월 명사 초청 강연 부탁드립니다
보낸사람
금나나 18.05.03 10:50주소추가
안녕하세요
다정한 이메일 감사합니다
7월 가능할것 같아요^^
오프라인 강연인 것이죠?
감사합니다
RE: 드디어 이틀 뒤에 뵙네요^^
보낸사람
금나나 18.07.19 10:00주소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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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모든 문서 보내드립니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29쪽 사진 아래부분 클릭하실때 영상 재생되는지 확인 부탁드릴께요
가끔 이게 발표시 포인터로는 재생이 안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럴경우 키보드로 영상 있을때마다 눌러라 하더라구요)
발표자료는 외부유출 말아주시구요^^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금나나 드림
강연 요청을 할 경우, 대부분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강연 취지에 대한 진정성을 전하면 긍정적인 답변이 올 때가 있다. 다음날 혹은 며칠 뒤 수락 메시지를 확인할 때는 그 날 하루 업무가 끝난 기분으로 마음이 가볍다. 물론, 거절의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어쩌랴. 이런 경우엔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 학기 중에 계획한 정해진 날짜가 있기 때문에 생각해 둔 플랜B 연사에게 곧장 연락해야한다.
포항 과학고 졸업, 경북대 의과대 입학, 미스코리아 진 당선, 하버드대 생물학과 졸업, 컬럼비아대 영양대학원 석사 졸업,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박사 졸업. 동국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첫 인상은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느낌이랄까. 수수한 옷차림이었지만 늘씬하면서도 훤칠한 키가 돋보였다.
강의 시작 전 나는 그녀를 이렇게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2018 여름학기 스페셜 시리즈
특별 강연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중략
특히 경북대 의대 입학은 대구와의 인연을 잘 보여주고 있어
지역 출신 인재라는 반가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략
때문에 이번 학기 특별 강연으로 금나나 교수님을 모셨는데요
그녀의 화려한 이력에 주목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어떻게 이끌어 왔는가’에 대한 진지한 이면을 들여다보고, 또한 그 도구로서의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하여 그녀만의 노하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금나나 교수님을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설렘의 도전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도전은 그녀를 설레게 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도전의 이유다. 간절하기에 독해지기도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10kg이 넘는 살을 빼고, 5개월 공부 끝에 하버드에 합격했다. 미국 의대에 진학을 목표로 했을 때, 과제는 조교사무실을 내 집 드나들듯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남들 하루 만에 쓸 에세이를 몇 주 전부터 준비하기도 했다.
도전의 실패
실패가 없다는 것은 도전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고 성공도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한번은 들어본 말이고, 그 명제가 너무 당연하기에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실천이 명언의 증거가 된다. 한국 입시에서 가고 싶던 대학에 떨어졌을 때, 하버드를 가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패 후 성공
그녀는 미국 의대 진학을 목표로 했으나 26개 의대에 떨어졌다. 그러나 컬럼비아대 영양대학원을 지원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고, 현재 식품영양학 교수가 되었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플랜B가 있고, 실패가 성공을 이끈다. 단, 실패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여 끝까지 달릴 것.
공부법+α
영어는 일단 무조건 열심히 꾸준히 해야 한다. 양적 팽창이 있어야 질적 팽창도 있다. 끊임없이 외우고 또 외우고 쓰고 또 쓴다. 단시간에 획기적으로 실력이 오르는 공부법은 어디에도 없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온다. 한국어로 사고하고 영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영어들이 툭 튀어 나온다.
그녀의 특별한 히스토리에 대한 그녀만의 진지한 스토리는 우리 삶의 자세를 돌아보기에 충분했다. 강의 후 외고에 재학 중인 여학생의 질문이 인상 깊다. 고등학교 입학 후 더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자신감이 자꾸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과고를 졸업한 그녀이기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 터. 그 고민에 공감한다는 대답만으로도 여학생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시민권 없이, 그것도 외국인으로서 미국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녀가 우수한 성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못 본 문제보다는 그러한 현실적인 이유가 더 컸던 것이라 믿는다. 그 후로 인접 학문에 도전하여 박사가 되었고, 지금은 30대의 어린 나이에 그 어렵다는 정규직 교수가 되었다. 의대를 목표로 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남들이 흔히 이룰 수 없는 성취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그렇게까지 해 낼 자신은 없다. 그러나 내 나름의 능력 범위에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해내는 과정이 있었다. 극도의 치열함으로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던 삶의 시간과 공간을 적절히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래도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은 있다. 그녀의 삶이 그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도전?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