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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 Jun 02. 2022

[결혼 사회학] 오찬호 편

결혼생활이 힘든건 누구 때문일까요

가족아카데미의 대표 프로그램이기도 한 특강은 ‘가족’을 주제로 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2019년 가족아카데미의 그 첫 번째 명사로 사회학자 오찬호 선생님을 모셨다. 그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첫 번째 대구 출신이라는 점과 저서 중에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이 있지 않겠는가. 


결혼을 하고 육아에 고군분투 중인 엄마들에게 지금의 현실이 그들만의 어려움은 아님을, 이 문제가 사회 현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치 해답을 들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그를 섭외키로 했다. 그가 생각하는 연애, 결혼, 출산, 육아는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일까.


결혼

요즘은 비혼이 는다고 하죠.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포기해야 하는 현실 아니겠어요. 가장 큰 문제가 집이겠고요. 주거비가 만만치 않죠. 아이 생기면 또 양육비를 생각안할 수 없죠. 삼포 세대란 말이 나온 지도 10년이 다되어가잖아요.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이제는 N포 세대죠. 취업과 내 집 장만 포기, 더 나아가 희망조차 포기한다는.  


출산

우리는 출산부터 소비 사회에 자연스럽게 진입합니다. 내 아이만큼은 잘 키우고 싶다는 부모 마음이 과시적 소비로 작동하게 됩니다. 100만원이 넘는 카시트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면 나의 사회적 지위가 그와 같다는 심리가 생기는 걸까요. 산후조리원도 마찬가집니다. 95년에 처음 생긴 산후조리원이 지금은 산모들을 위한 필수코스가 되었죠. 2주에 300만원은 각오해야 합니다. 


육아

우리의 육아 과정은 소비문화에 아주 익숙하게 스며들어 있죠. 주말이 되면 아이와 가는 키즈 카페와 문화 센터. 쇼핑 공간은 더욱 진화해갑니다. 백화점에서 이마트로, 그리고 코스트코, 아웃렛 매장까지. 문센은 미취학 아이들에게 첫 번째 학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고요. 아이에게 이마트는 시장과 같은 보통명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교육

우리에게 사교육은 소비의 절정에 달하게 됩니다. 대다수의 부모에게 자녀의 교육에 대한 집착과 투자는 포기할 수 없죠.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니까요. 교육이 가장 확실한 성공의 지름길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영어 유치원은 말할 것도 없겠고요, 그렇다고 안 시킬 수도 없잖아요. 


인간의 삶의 궤적은 기본적으로 연애-결혼-출산입니다. 이에 대한 어려움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겪는 일들이고요. 다만, 이 문제를 사회의 문제라고만 치부하기엔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사회문제는 곧 사람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나 자신을 돌아봐야죠.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나’는 허영심이 없는가, ‘경쟁’에 휘둘리지 않는가,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가‘ 등. 


우리는 또한 양성평등 사회를 지향해야 합니다. 육아의 역할에 있어 부모를 남녀차이에 두지 않습니다. 남자인 아빠의 역할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사랑을 기반에 둔 보호자 한 명이 더 있는 걸로 봐야 합니다. 보충이 아닌 함께의 의미가 중요합니다. 기존 어른, 엄마에 한 명의 어른, 아빠가 추가되어 양적·질적 시너지를 내는 것이죠. 


사회문제는 곧 사람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현실이 남 때문일까요? 나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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