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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라미 Feb 16. 2023

다시 글을 쓰는 것이 왜 이리 낯설고 힘들까요?

오랜만에 글을 쓰다 생긴 일

다시 글을 써야 하는데 쓰고 싶은 글감이 없어서 고민이다.


가만가만 대체 뭘 고민하는 거야? 연재하다가 중단한 '그림'에 대한 글부터 쓰면 되잖아. 내 일상 속 삽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제로서는 손색이 없으니까.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똑같은 실수와 실패(예를 들면 물조절과 조색조절)가 반복되면서 작품의 종류만 달라질 뿐 내용은 자가복제 수준이 될 것 같아 겁이 난다. 그렇다고 해서 깊은 사유나 철학을 담자니 그림의 퀄리티에 맞지 않는 무게를 싣는 것 같아서 오글거린다.


아직 초보인 만큼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형편없는 그림으로 보일  해 조심스럽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사진이 실물보다 나아 보이는 효과도 있어서, 공개할 경우 유치한 자랑질이 될까 신경이 쓰인다.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보편적인 감정도, 특별한 경험도 아닌 애매한 주제라는 점이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글도 그림도 창의적이지 않은 에세이에 라이킷이 몇 개나 달리겠냔 말이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되는데 타인의 반응부터 의식하는 모양새다. 한심스럽다.


아마도 엄청나게 쓰고 싶은 주제가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그래서 안 쓰고 싶은 이유를 자꾸만 찾고 있는가 보다.


쓰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고 어깨춤이 절로 날 때면 이런 고민 따위 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니까.


혹시 글쓰기가 싫어진 걸까? 그렇다면 큰일이다. 1년여 전 몇 번의 다짐과 번복 끝에 용기를 내어 내딘 발걸음인데 벌써 포기라니 조금은 허무해진다.


단순히 귀찮은 걸 수도 있으니, 나태해진 이유를 찾기 위해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아, 하지만 지쳐간다. 글쓰기도 근육이 붙어야 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쓸 내용은 머릿속에 다 정리해 두었는데 막상 쓰려니 몰입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하품도 나오고 총체적 난국이다.


한 달가량 드문드문 일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일까? 몇 문단 쓰는 것도 이토록 버겁다니.


페이스 조절을 핑계로 오늘은 워밍업 수준에서 끝마치기로 한다.(갑분 마무리 죄송해요)


p.s. 글태기 극복하신 분들의 현실적인 조언을 구합니다! 그리고 매일 글 쓰시는 분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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