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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사대제 Aug 05. 2024

이슬람의 올바른 이해 07

<신 혹은 악마>, 이슬람에 관한 오해와 진실

표지 사진: 꾸란과 이슬람 묵주 수브하(subha) / 출처: '5월1일 – 쿠란주의자들(Quranists)' <ISLAM MISSION>, 2020-04-30





제 3 장  이슬람 지하드에 관한 오해와 진실 02



이밖에도 기독교 측에서는 꾸란의 일부 구절을 문제 삼아 이슬람은 근본적으로 호전적인 종교라고 비난한다. 물론, 꾸란에는 다소 과격하고 공격적인 표현들이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꾸란은 운문체(韻文體)로 쓰여 있고 문학적인 표현이 많아 다양한 해석상의 문제가 발생한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말에 “힘들어 죽을 뻔했다.”라는 표현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과로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워 졌었다.’라는 축자적(逐字的)인 해석이 가능하고, 둘째, ‘매우 힘들었다.’를 강조해서 표현하는 비유적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인의 언어습관상 후자 쪽이 더 일반적이다. 


꾸란에 실려 있는 구절들도 마찬가지이다. 꾸란에는 ‘지하드를 수행하라’는 문구가 여러 차례 반복해서 나온다. 이 때 이 표현을 ‘정진(精進)하라’로 해석하지 않고 ‘(폭력을 동원해) 맞서 싸워라’로 해석하면 꾸란의 가르침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기독교 측에서 이슬람교를 비난하기 위해 자주 인용하는 꾸란 구절 몇 개를 예로 들어보자. 덧붙여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성경 구절과 한번 비교해 보자.


1. ‘금지된 달이 지나면 너희가 발견하는 이교도들마다 살해하고 포로로 잡거나 그들을 포위할 것이며 그들에 대비하여 복병하라. 하지만 그들이 회개하고 정기적으로 기도하며 자선을 베푼다면 그들을 위해 길을 열어 주어라. 알라는 늘 용서하시며 가장 자비로우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 꾸란 9:5(타우바 수라 5아야)


가장 많은 비난을 사고 있는 꾸란 구절이다. 기독교 측은 이 구절을 ‘칼의 구절(The Verse of Sword)’이라 부른다. 물론 절대 이슬람식 명칭은 아니다. 


하지만 성경에도 도무지 종교의 경전과는 어울리지 않는 잔인한 구절이 버젓이 실려 있다.

      

네 어머니의 아들 곧 네 형제나 네 자녀나 네 품의 아내나 너와 생명을 함께 하는 친구가 가만히 너를 꾀어 이르기를 너와 네 조상들이 알지 못하던 다른 신들 곧 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민족 혹 네게서 가깝든지 네게서 멀든지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에 있는 민족의 신들을 우리가 가서 섬기자 할지라도 너는 그를 따르지 말며 듣지 말며 긍휼히 여기지 말며 애석히 여기지 말며 덮어 숨기지 말고 너는 용서 없이 그를 죽이되 죽일 때에 네가 먼저 그에게 손을 대고 후에 뭇 백성이 손을 대라. 그는 이집트 땅 종 되었던 집에서 너를 인도하여 내신 네 하나님 여호와에게서 너를 꾀어 떠나게 하려 한 자이니 너는 돌로 쳐 죽이라.’ - 신명기 13:6-10

           

2. ‘그들이(위선자들) 그랬듯이 너희도 불신자가 되기를 원하며 너희가 그들과 같이 되기를 바라거늘 너희는 그들이 알라를 위해 떠날 때까지(위선을 버리고 이슬람에 귀의할 때까지) 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친구로 택하지 말라. 만약 이슬람으로부터 등을 돌린 자를 찾게 되면 그들을 포획하고 보이는 대로 살해할 것이며 친구나 후원자를 찾지 말라.’ - 꾸란 4:89(니싸아 수라 89아야)

     

이교도와 배교자에 대한 살인지령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이슬람에 귀의하고 배교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와 유사한 구절이 성경에도 나온다.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이니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풀리라. - 출애굽기 20:5-6         


그리고 성경은 이교도를 가차 없이 죽이라 명하고 있다.   


여호와 외에 다른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자는 멸할지니라나의 진노가 맹렬하므로 내가 칼로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의 아내는 과부가 되고 너희 자녀는 고아가 되리라.’ - 출애굽기 22:20, 24

      

3. ‘불신과 혼란이 사라지고 종교가 오직 알라만의 것이 될 때까지 싸워라.(꾸란 한국어 해설서에는 '싸워라'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아랍어 원본에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문구인 '지하드를 수행하라'라고 적혀있다. 그러므로 해당 문구는 '정진하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 꾸란 8:39(안팔 수라 39아야)     


이슬람의 세계정복 음모라고 해석하기도 하고(기독교 측의 주장), ‘너희는 세상 끝까지 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마르코 복음 16:15)’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4. ‘군대와 말로써 너희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에 대항할 준비를 하라 하셨으니 그것으로 알라의 적과 너희들의 적들과 그들 외의 다른 위선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라.’ - 꾸란 8:60(안팔 수라 60아야)


군비를 갖춰 이슬람의 적들에게 맞서 싸우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고, 굳은 의지로 신앙을 수호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때 논란이 되는 것은 ‘두려움에 떨게 하라.’라는 동사다. 아랍어로 토르히부나(torhibuna)는 영어로 terrorize로 번역될 수 있는데, 이 말을 ‘두렵게 하라’로 해석하지 않고 ‘테러를 가하라’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식의 해석을 토대로 혹자는 꾸란이 테러리즘을 부추기고 있다고 맹비난한다. 심각한 문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도 똑같은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문맥을 고려하여 속내를 파악하지 않고 꾸란 구절을 축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식의 그릇된 해석은 이슬람을 비난하는 쪽이나 맹신하는 쪽 양편에 공히 크나큰 해악을 끼친다. 꾸란과 교리에 대한 그릇된 해석은 최근 이슬람권에서 발흥하고 있는 테러리즘의 사상적 토대가 되고 있다. 


성경(Bible) / 출처: '성경 외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나님의 약속>, 2020-01-08


가끔 성경을 읽다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구약에는 근친살해, 인신공양, 근친상간, 중상모략과 배신, 간음, 인종청소에 가까운 대량살상 등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종류의 패륜과 반인륜 범죄가 버젓이 실려 있다. 그렇다고 성경을 부도덕한 불온서적이라 비난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성경 전편에 흐르는 일관된 주제는 사랑과 인간에 대한 구원, 그리고 선한 삶의 추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을 천국에서 전해온 “복음(The good news Bible)”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성경과 마찬가지로 꾸란의 가르침 또한 평화와 관용, 선한 삶의 지향이지 결코 폭력과 맹신이 아니다. 꾸란은 신에 대한 찬양과 성스러움 그리고 자비와 관용의 말씀들로 가득하다. 꾸란을 구성하는 총 114개의 수라(Surah: 章) 중 아홉 번째  장(타우바 수라)을 제외하곤 모두 ‘자비롭고 은혜로운 알라의 이름으로(비스밀라 이르 라흐만 이르 라힘, 'بِسْمِ ٱللَّٰهِ ٱلرَّحْمَٰنِ ٱلرَّحِيم: Bismillah-ir-Rahman-ir-Rahim)’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운문체로 되어 있는 꾸란을 독송하는 소리는 무척 아름다워 마치 음악처럼 느껴진다.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들어보기 바란다.


Surah al-Fatiha one recited by Muhammad Siddeeq al-Minshawi Mujawwad With Arabic Text (HD)





※ 참고: <<꾸란>> 외국어 번역본의 지위


이슬람교는 오직 아랍어로 쓰인 꾸란만이 진정한 이슬람 경전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얼마 전까지 아랍어가 지닌 본래의 의미가 훼손되거나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꾸란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었다. 최근 선교를 위해 부득이하게 꾸란의 외국어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슬람 측에서는 외국어 번역본은 꾸란이 아니라 단지 꾸란 해설서(성스러운 경전으로서의 지위가 없다.)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제 3 장  이슬람 지하드에 관한 오해와 진실 0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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