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품는 것, 기밀성
가스계 소화설비는 거의 대부분 불을 질식시키는 방식이다.
화염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 즉 산소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제거하는 것이 질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약제가 충분히 오래 그 공간에 머물 수 있느냐이다.
약제가 제대로 방출되었다고 끝이 아니다.
그 농도가 적어도 10분을 유지해야만 비로소 불이 꺼진다.
우리의 소방 기준은 여기에 취약하다.
작동되는지, 밸브가 열리고, 사이렌이 울리는지만 확인한다
공간이 소화약제를 붙잡을 수 있는 구조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해외 기준은 다르다.
Door Fan Test(도어 팬 테스트)를 권장한다.
문풍기와 차압계를 이용해 공간의 누설률을 측정하고, 실제로 약제가 몇 분간 유지될지를 수치로 예측한다.
이것이 설계의 신뢰성을 실측으로 검증하는 방법이다.
현재 시행 중인 국내 NFPC, NFTC 어디에도 Door Fan Test는 등장하지 않는다.
공간은 ‘밀폐되어야 한다’ 고만할 뿐, 그걸 시험하라는 기준은 없다.
그래서 밀폐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 결과, 가스소화약제가 뿌려진 공간에서 소화약제가 문틈, 전선관 사이로 빠져나간다
그리고 빠져나간 만큼 공기는 금세 돌아온다.
설비는 작동했지만, 화재는 계속된다.
이제는 성능을 측정해야 한다.
우선은 대형 건축물부터 시작하자.
각종 심의과정에서 우선 반영이 가능하다.
성능위주설계 대상인 20만㎡ 이상 건축물에서는 이미 Door Fan Test가 수행되고 있다.
이를 10만㎡ 이상 건축물로 확대하고, 시·도 건축위원회 심의에서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건축물의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가스계 소화설비에는 Door Fan Test가 적용돼야 한다.
기밀성은 소모품이다.
따라서 정기적 검사가 필요하다.
Door Fan Test를 자체점검 항목으로 포함하든, 별도 법령으로 도입하든 지금이 적기다.
가스계 소화설비는 약제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그 공간이 약제를 제대로 품어야 비로소 소화가 이루어진다.
Door Fan Test는 그 공간의 소방 성능을 묻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