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시련의 가치

4. 고독과 시련을 두려워 말라

by 무로

나는 고독이 싫었다. 시련도 싫었다. 예전의 나는 이런 감정들을 그저 참고 지나가야 하는 불편한 순간 정도로 여겼다. 고독이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시련 속에서 성장이 일어난다는 말도 이해하지 못했다. 내게 고독과 시련은 단지 견디면 지나가는 시간,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시기였다.


하지만 가장 두려웠던 것은 고독 속에서 마주해야 하는 ‘꾸밈없는 나’였다. 못생기고, 뚱뚱하고, 내성적이고, 감정이 쉽게 휘둘리는 그 모습. 나는 그 모습을 혐오하면서도, 남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써 포장해 왔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찾아오면 게임과 책 속의 환상으로 도망쳤다. 환상 속에서는 내가 숨기고 싶은 나를 보지 않아도 되었고, 잠시나마 다른 사람이 된 듯한 안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도망은 끝없이 지속될 수 없었다. 도망칠 환상이 사라진 고독의 순간에 나는 결국 나 자신을 마주해야 했다.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어떻게 바뀌고 싶은지. 이런 질문들은 언제나 고독 속에서만 떠올랐다. 지금 돌아보면 내 성장은 대부분 이 시간에서 시작되었다. 고독은 불편했지만, 나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고독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바로 그 순간이 내게 시련이었다. 시련은 단순히 힘든 사건이 아니라, 내가 도망칠 수 없는 자리까지 밀려나는 경험이었다. 회피하려던 나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나고, 이전의 방식으로는 더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확인되는 순간. 관계가 틀어지는 일, 기대가 무너지는 일, 감정이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 일, 혹은 나의 약함이 갑자기 드러나는 순간들. 이 모든 경험은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내면에서는 “이제 너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충격이었다. 나는 그 충격을 통해 처음으로 멈추고,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어떻게든 바뀌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 이것이 나의 시련이었다.


지금의 나는 고독과 시련을 예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본다. 고독은 이제 나를 회복시키는 시간이다. 나를 사랑하게 된 이후의 고독은 나를 비난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정렬하는 조용한 방 같은 공간이 되었다. 그 안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듣고,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어떤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야 할지를 확인한다. 시련 역시 예전처럼 무섭기만 한 사건이 아니다. 시련은 도망칠 수 없는 그 자리에서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고, 더는 과거의 방식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순간이다. 시련은 나를 밖에서 흔들고, 고독은 나를 안에서 흔들지만, 둘은 결국 같은 역할을 한다. 둘 모두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변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기회였다.


나는 여전히 고독이 완전히 편안한 것은 아니고, 시련이 두렵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무작정 피하고 싶지는 않다. 고독 속에서 나는 진짜 나를 보고, 시련 속에서 나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나를 만든다. 그 두 과정이 결국 나를 더 나다운 방향으로 이끌어왔다. 고독과 시련을 좋아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 순간들이 나를 깊게 바라보고 변화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는 것이다. 나는 고독을 피하던 사람이 아니라, 고독 속에서 나를 다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시련의 순간에도 도망치기보다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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