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질문하는 자만이 자유로워진다.
나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지?” 이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던 모든 전제를 흔드는 한 줄이었다. 그전까지 나는 남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기준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공부는 해야 하고, 성적은 중요하며, 대학은 반드시 가야 한다는 말은 공기처럼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모든 명령 뒤에 숨어 있던 ‘왜?’가 나를 불렀다.
처음엔 탈출하고 싶었다. 기계처럼 반복되는 공부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좋아하는 걸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유혹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떠올린 답은 요리였다. 요리를 좋아했으니, 그냥 그것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요리를 잘하기 위해서도 공부는 필요했다. 맛을 이해하고, 재료를 알고, 기술을 익히려면 지식이 필요했다. 새로운 문화를 배우려면 외국어가 필요했고, 가게를 낼 거라면 경영 지식도 필요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조차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질문을 통해 처음 깨달았다.
그때 나는 또 하나의 진실을 마주했다. “공부를 해야 먹고산다”는 말은 어른들의 잔소리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아낸 필연에 가까웠다. 그전까지 공부는 나를 억누르는 구조처럼 느껴졌지만, 질문을 통해 다시 바라본 공부는 오히려 삶을 확장시키는 도구였다. 이는 직업적 기술을 넘어서 나를 더 강하게, 더 명료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질문은 도망을 위한 구실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다시 책상으로 데려온 힘이었다.
돌이켜보면 질문을 던진 순간, 나는 처음으로 군중의 가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이유 없이 움직이는 학생에서, 스스로 이유를 만들어 움직이는 주체로 조금은 이동했다. 질문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남이 만든 가치 속에서 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한 문장이 나의 시선을 바꾸었고, 그 시선이 결국 나의 방향을 바꿨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질문하는 자만이 자유로워진다. 질문은 나를 불편하게 했지만, 동시에 나를 나의 길로 이끈 첫 움직임이었다. 질문은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다시 나에게 돌려주는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