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돈

돈을 대하는 태도

by 무로

결국 나에게 남은 질문은 단순하다. 돈을 벌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살아가고 싶은가에 가깝다. 돈은 그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조건이지, 상태 그 자체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돈을 중심에 두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고 돈을 가볍게 여기지도 않는다. 다만 돈이 삶의 방향을 대신 정하지 않게 하고 싶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돈이 없으면 삶은 금세 불안해지고, 선택지는 줄어든다. 최소한의 안정, 최소한의 여유, 최소한의 대비는 돈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돈을 벌 것이다. 다만 그 이유는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불안해지기 위해서다. 돈이 필요한 이유를 스스로 과장하지 않으려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 언제부터가 ‘필요’이고 언제부터가 ‘과잉’인지 스스로 묻지 않게 된다. 그 순간부터 돈은 조건이 아니라 목표가 된다. 나는 이 지점에서 멈추고 싶다. 더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가능성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잠식하기 시작한다면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싶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대부분 조용히 사라진다. 관계는 서서히 멀어지고, 몸은 신호를 보내고, 취미는 이유 없이 미뤄진다. 이런 것들은 돈을 벌던 순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나는 돈을 벌면서도,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를 계속 확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돈을 벌며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거나, 아직 그런 질문을 미뤄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의 글을 읽고 고민해 봤으면 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돈을 벌게 되는 과정은 각자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는 의외로 닮아 있다. 이 글은 어떤 삶이 옳다고 말하기보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묻지 않게 된 질문을 다시 꺼내보자는 시도에 가깝다. "당신은 왜 돈을 벌고 있는가.", "당신은 무엇을 지키면서 돈을 벌고 있는가."

지금 당장 답을 내리기 어려울 수는 있다. 그래도 이 질문만큼은 마음 한편에 담아두었으면 한다. 세상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아주 싼 값에 사가려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도록.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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