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비교하지 마라
니체는 인간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평가하는 순간, 삶의 주도권을 상실한다고 보았다. 비교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 기준을 외부에 맡기는 행위다. 누군가와 나를 나란히 세우는 순간, 삶은 더 이상 내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가받는 것이 된다.
나는 종종 ‘더 높이 올라가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과 마주한다. 조직 안에서의 위계와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경로가 그 질문을 반복해서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그 생각이 정말로 나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비교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비교는 목표를 빠르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목표는 나의 동기와 어긋나기 쉽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평균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불안이 선택을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비교 앞에서 내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나는 왜 이 길을 가려하는가.’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면, 그 목표는 나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남들이 그 길을 택하는 데에는 분명 그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곧 나의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문장이 요구하는 태도는 고립이 아니다. 타인의 선택을 보지 말라는 말도 아니다. 다만 그 선택을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비교를 멈춘다는 것은 세상과 단절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판단권을 다시 내 쪽으로 가져오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높이 올라야 하는지를 묻기 전에, 그 질문이 어디서 왔는지를 먼저 살핀다. “비교하지 마라”는 말은 나에게 만족하라는 조언이 아니라, 내 삶의 기준을 타인의 삶에서 떼어내라는 요구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