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이 아닌 비판

25. 더 이상 자신을 탓하지 마라

by 무로

니체는 끊임없이 자신을 탓하는 태도를 미덕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자기 비난을 인간이 자신의 힘을 내부로 돌려 스스로를 약화시키는 방식이라고 보았다. 실패와 한계를 도덕적 결함으로 해석하는 순간, 인간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자기 존재를 심판하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많은 편이었다. 선택과 행동을 되짚을수록, 나는 늘 부족해 보였다. 잘못한 점과 모자란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인식은 자연스럽게 자기 비난으로 이어졌다. 성찰이라고 믿었던 시간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나를 깎아내리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런 자기 비난은 성장의 출발점처럼 느껴졌지만, 실제로는 나를 같은 자리에 머무르게 했다. 부족하다는 판단은 구체적인 수정으로 이어지기보다, “나는 원래 이 정도다”라는 결론으로 쉽게 굳어졌다. 문제는 부족함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였다.

내가 변했다고 느낀 순간은 능력이나 환경이 달라졌을 때가 아니라, 태도의 변화를 주기 시작했을 때였다. 못난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했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묻기보다, 어떻게 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나를 더 관대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만들었다. 자기 비난은 감정의 문제였지만, 위치를 파악하는 일은 판단의 문제였다. 그 순간부터 부족함은 부정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조정해야 할 조건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더 이상 자신을 탓하지 마라”는 말은 책임을 내려놓으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비난이라는 정지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움직이기 위한 태도 전환에 가깝다. 나에게 이 문장은, 부족함을 증명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지금의 위치에서 다음 걸음을 설계하라는 요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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