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27. 당신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

by 무로

프리드리히 니체에게 인간은 고정된 성격이나 본질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그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라는 말이 인간을 설명하는 진실이 아니라, 변화를 중단하기 위한 선언에 가깝다고 보았다. 니체에게 인간은 언제나 과정에 놓인 존재이며 지금의 모습은 결론이 아니라 잠정적인 상태일 뿐이다.

나 역시 한때는 스스로에게 한계를 긋는 말들을 자주 했다. 나는 이런 성격이고, 이 정도가 한계라고 말하며 나 자신을 설명해 왔다. 그 말들은 나를 이해하는 언어처럼 보였지만 돌아보면 변화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말들이기도 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지금도 완전히 편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드러나게 불편해 보이지는 않게 되었다. 타고난 성향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그 성향이 삶 전체를 규정하지는 않게 된 것이다.

집중력이 낮다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나를 한계로 받아들이는 대신 짧게 여러 번 공부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꿨다. 방식이 달라졌을 뿐인데 결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집중력이라는 성질 자체보다 그것을 다루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다.

체력 역시 타고난 약점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걸어서 등교하는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생활을 바꾸며 달라질 수 있었다. 여전히 체력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생활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게 되었다.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꼈던 영역에서도 평균만큼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여전히 타고난 한계가 나를 누르는 순간들은 있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한계를 결론으로 삼지 않는다. 당장 완전히 달라지지 않더라도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변하려는 태도가 삶을 실제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말은 나에게 다른 사람이 되라는 요구가 아니라 지금의 나로부터 다음 상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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