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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코코 Oct 07. 2023

23.10.07 고통스러운 이퀄라이징

다이어트 재시작 38일 차

대망의 시파단데이. 시파단에 온 목적인 시파단 포인트에 가는 날이 왔다. 6시 출항 배에 타기 위해 5시 15분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50분까지 준비를 마치고 항구에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입수하며 이퀄라이징을 하는데 2-3미터도 안 들어가 왼쪽 귀에서 이상이 발생했다. 꽉 막혀서는 아무리 해도 이퀄라이징이 되지 않고 아프기만 했던 것. 일시적인 문제려나 하고 조금씩 들어가면서 계속해봤지만 여전히 되지 않고 귀가 너무 아파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들 조금씩 들어가고 있는데 나만 내려가지 못하고 계속 있으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점점 조급해지는 와중에 다행히 다이브마스터 보이가 날 발견하고 괜찮냐고 물어봐줬다. 나는 한쪽 귀를 가리키고서 괜찮지 않다는 수신호를 보냈고 (당황해서 거북이 수신호 모양을 하고 있었다는 걸 도중에 깨달음..) 내 버디 N도 덩달아 당황해 올라오다가 보이가 자기가 올라간다며 내려보내고, 마저 올라와 천천히 하라며 옆에 머무르며 안심시켜 주었다.


원래 그러는 게 대처 방법인지 슬금슬금 내려가는 걸 최선을 다해 (아픈 걸 참고)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15m까지 내려가긴 했는데.. 다이빙을 마치기까지 과정이 너무 고됐다. 충격적인 건 나와서 침을 뱉는데 그게 피 섞인 침이었다는 것. 또 다른 다이브마스터 로이한테 말하니 귀에서 나오는 게 아니면 부비동에서 나오는 건데 그건 많은 다이브마스터가 겪는 일로 ’ 노말‘한 일이라고 했..다... 이러고 또 다이빙을 해도 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둘 다 한 번 시도를 해보고 안 되면 얕은 층에 머무르라고 해서 그래보기로 했다.


하지만 쉬는 시간 동안 열심히 풀어보려고 한 게 무색하게 두 번째 다이빙도 3-4미터에 들어가니 귀가 너무 아파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또 한 번 보이가 나를 기다려주려고 올라와주어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감정이 들었다. N에게도 버디가 제대로 있어줘야 하는데 못 있어줘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무게조절 때문에 문제더니 오늘은 이퀄라이징 때문에 문제야... 내일 다이빙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귀가 이 상태라면 못 할 거 같은데) 내일 만약 하게 된다면 내일은 제일 몸 상태가 좋은 다이빙이 되면 좋겠다.


그래도 뭐, 볼 건 다 봤다. 바라쿠다도 떼까지는 아니지만 몇 마리가 뭉쳐 다니는 걸 보고, 맞빡물고기도 보고, 조류에도 떠내려 가다가, 맞서보기도 하고, 두 번째 시파단에서는 잭피쉬 떼도 많이 보고, 상어도 많이 보고, 조그만 물고기들로 가득 찬 바다도 보고, 깨끗한 시야에서 산호도 보고, 거북이들도 보고 많은 걸 봤다. 귀가 아파서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잘 갔다 왔던 것 같다.  그래, 응원해 준 다이브마스터에게 감사하고 N에게 감사한다.


마지막 다이빙은 아무래도 쉬기로 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하루 일정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게 되었지만 나름 만족한다. 일종의 미라클 모닝! 망고주스가 먹고 싶다. 살만 안 찌면 너무 좋을 텐데... 그건 너무 욕심이겠지. 이제 일기를 마무리하고 남은 8시간을 보내야겠다!


오늘의 감정: 지침, 뿌듯함, 편안함, 잔여 긴장감, 조금씩 안심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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