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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푸딩 Sep 28. 2024

나, 그냥 MZ할래

퇴사를 이겨내는 MZ법 fin.

MZ세대에 대한 인식은 퇴사, 이기적인, 과소비.

트렌디와 같은 긍정적인 단어도 있지만,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오렌지족이 달랐던 것처럼, MZ도 기성세대와는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다르다.


이미지1. 구글에 MZ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유튜브 영상들


이에 자리를 지키던 기성세대를 새로운 사상을 가진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MZ사원과 일하는 법‘ 과 같은 솔루션을 찾아헤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노력이 필요없어졌다.

사회의 ‘MZ세대’는 우스갯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직보다는 본인을 위하며, 개인의 입장으로서 불합리에는 참지 않는다고 한다.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소통을 거부하기도 한다.

미디어는 사회성 부족을 크게 부각하기도 한다.


이제 기성세대들은 그런 사람이 내 주변에 실제로 있을 리 없고, 있더라도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어차피 조직에서 도태될테니 이해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고는 사회 경험이 부족한, 숙이지 않고 당당한, 나 때와는 다른, 나의 기준에서 이해가 어려운 모든 어린 사람들을 ‘MZ’라는 문제아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가르치고, 이해하기보다는 프레임을 쓰고 보는 게 쉽고 편해진 것이다.


일반화할 수는 없다.

미디어로 보는 사회와 현실은 다른 것이니.


허나, ‘MZ’라는 단어는 선입견을 불러일으키기 쉬워졌다. 짧은 경험이지만 괴로웠던 회사생활을 통해 ‘MZ’의 프레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선배들이 모두 퇴근하는 것을 기다리다가 퇴근해도,

상사의 상사가 시킨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릴 때에도,

2달 전부터 여쭈어보고 냈던 휴가에도,

잘못했다며 사과를 드릴 때에도,

깍듯이 군대말투를 쓰며 임원을 뵌 것처럼 대해도,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드려보아도,

열심히 노력해서 퍼포먼스를 내도

상사는 나를 문제의 MZ로 취급했다.


그래서 나는, MZ가 되기로 했다.

어차피 MZ 취급하니 막 나가려는건가? 절대 아니다.

나는 이미 상사와의 갈등을 경험으로 나를 잃었었다. 잘 보이고 싶지 않고, 도움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고, 억울하고 미운 감정에 내가 살아오는 동안 지켰던 ‘시작을 하면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사람들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늘 되뇌였던 ‘타인을 배려하고 노력하는 태도’ 를 잃어버렸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나를 자괴감에 들게 했고, 갈수록 부정적인 감정의 늪에 빠져갔다.

나를 다른 사상을 가진 완전히 다르고 이해 불가한 MZ로 봤던 기성세대의 상사와의 소통이 꼬여 괴로웠지만 이러한 상태에서 다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준것도 기성 세대의 사람이었다.

내가 MZ라는 사실은 나의 사상이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변하게 하지 않았다. 그 사람 또한 기성세대라고해서 날 괴롭게 했던 상사와 같지 않았다.

그렇다. 세대 갈등은 세대가 다름에서 오는 갈등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었다. 세대로 인한 갈등이 일어난다면, 이해와 소통의 문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지속된다면, 그냥 그 사람과 나는 같은 길을 걸어가기 어려운 사람일 수도 있다.



나는 MZ다. 그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Fact)이다.


그래서 나는 미디어 혹은 상사가 말하는 MZ가 아닌,

‘나를 잃고 막 나가겠다’ 가 아닌,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는 것을 현재 기성세대와 보다 자연스럽게 융화시킬 수 있는 MZ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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