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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는 지금 불야성(3)

칭다오여행

by 청현 김미숙

밤은 낮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중국 여행 시 야경관광은 많이 하지 않았는데 칭다오에는 화려한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걸 알았다. 그중 2023년 여름 최근에 개장한 명월산해간 불야성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칭다오의 도심에서 10km나 떨어진 이곳은 낮에 놀이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테마파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밤에 특히 중국문화와 공연을 함께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중국최초로 중국고전 신화집인 '산해경, 을 주제로 고서에 등장하는 신화장면을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산해경'이 뭘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산해경'이란 어느 산에 가면 어떤 괴물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실은 책이라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다르게 온갖 괴물들이 제각기 다른 장소에서 출현하지만 일정한 줄거리가 없으며, 그림을 통해서 상상 속의 동물들을 소개하고 산신을 소개하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피우게 하는 중국의 신화집이다. 따라서 관광지 안의 조각상들은 모두 산해경 속의 정령들이라 한다.


중국의 신화가 살아있는 불야성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둥근달이 환하게 비치는 화려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런 멋진 곳이 아직까지는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제일 먼저 반겨 주는 것은 사람의 손 제스처이다. 정말 이 불야성은 엄지 척이다. 누각에 들어서자마자 다양한 조명과 빛의 축제가 펼쳐져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화려한 불빛으로 불을 밝힌 중국식 건물과 여러 동물들의 조형물들이 등을 밝히며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밤의 신화 속 정령들이 살아있는 것 같다.

거리에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네 마리의 신성한 짐승이 네 방향을 지키게 설계되었으며, 특히 불야성의 라이브쇼는 약 100명의 전문 배우가 연간 이 불야성에서 다양하게 약 400회의 공연을 한다고 한다.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라이브 무대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운 좋게 무대에서 불쇼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항상 보는 불쇼지만 불을 어떻게 화상을 입지 않고 입에 넣고 불을 다양한 방법으로 다루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는 자유시간이 주어져 신화 속의 세계로 들어갔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 동물들의 형상도 귀여웠다. 가장자리에는 레스토랑과 가게가 있어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한 바퀴 도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부지런히 사진을 찍으며 걸었다. 지붕 천장 위에도 많은 동물들이 있었다.

이 동화 속의 장면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그들의 상상력과 섬세함에 감탄이 나온다. 특히 수족관에서는 인어쇼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사진만 찍어야 했다. 인어공주처럼 실감 나게 지느러미를 달고 수영을 해 인기 있는 공연 중에 하나라 한다. 큰 장미꽃을 배경으로 여인이 나오는듯한 공연이 있다고도 한다. 아쉽게 보지도 못했지만 무대에서 갑자기 빅뱅의 노래가 나와 중국에서도 k-pop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뱀의 해라 그런지 유난히 뱀의 모습이 눈에 띠며 한편으론 귀엽게 보이기도 한다. 곳곳에 다양한 동물들이 재미있는 표정으로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고 벽에는 산수화풍의 벽화도 눈에 띈다.

신화 속의 상상의 세계를 왜 만들었을까?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하고 인간들의 창의력 있는 발상과 무한한 상상력을 보며 인간 두뇌의 무한함을 다시 한번 실감해 본다. 상상 속의 세계가 창의력을 낳고 결국 꿈꾸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여행을 하다 보면 정말 세상은 넓고 볼 것이 많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우리 5 공주도 신화에 맞춰 동심으로 돌아가 재미있는 놀이도 해본다. 비록 나이는 senior이지만 항상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동화 속의 모습에 빠져들어 함께 웃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오늘 하루 여행은 기대하지 않았던 청도 여행에서 새로운 기쁨을 맛보고, 마음이 10년은 젊어진 행복한 날로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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