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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세이스강의 1470번째 자작시

by 세이스강 이윤재

꼰대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 세이스강(이윤재)


과거의 시계는 끝없이 뒤로 간다

아랫사람의 침묵을 예의로 포장하고

윗사람의 독선을 배려라 착각한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로 시작하는 훈계

그들은 과거를 금빛으로 채색하지만

그 기억은 언제나 그들의 시선 속에 갇혀 있다


문학 속 인물처럼 자신을 중심에 두고

일상에서도 타인의 목소리를 잠재운다

소통이 아닌 설교만 남겨진 자리에서

우리는 익명의 배경으로 사라져 간다


우리가 묻는다

“왜 그래야 하죠?”

그들의 얼굴은 흉하게 구겨지고

불쾌함이 그들의 눈빛을 가득 채운다


말을 하면 버릇이 없다 하고

침묵하면 태도가 나쁘다 한다

어느 쪽으로 가도 벽에 부딪힐 뿐이다


이제 우리는 돌아서야 한다

낡은 권위의 무게 아래

더는 짓눌리지 않으려 한다


과거의 영광에 매달리며

현재를 놓치는 문화는

우리를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못한다


시계는 다시 앞으로만 가야 한다

그들의 과거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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