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스강의 자작시
커피 한 잔의 온기 / 세이스강(이윤재)
긴 겨울의 골목 끝
바람을 가르는 종이컵 하나
손끝을 감싸는 온기가
가슴 속 허기까지 덥히네
한 모금 머금으면
지난날의 기억이 퍼지고
지금 곁에 있는
그대의 미소가
잔잔한 물결처럼 번지네
차오르는 김 사이로
말없이 스치는 눈빛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우리
사랑은 때론
한 모금의 커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저 따뜻한 온도로
마음을 감싸 안는 일
헤어짐이 스며든 날에도
마지막 한 모금의 잔향 속에서
추억은 스미고 희망은 남아
다시 길 위에서
마주할 그날을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