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 남성에게 치아교정이나 양악수술을 권하면 대부분 ‘그냥 생긴 대로 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치아교정, 양악수술, 턱교정 수술 등에 대해 대중매체를 통해 대부분 잘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의 실례를 직접 보고 그 효과를 실감하고서는 결심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미용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최근 젊은 층에서 관심사로 떠오른 V라인, 에그라인, 동안 얼굴을 선호하는 데에는 남녀가 따로 없습니다.
남성들의 경우 아래턱이 두툼해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새턱이 많은 서양인들에 비해 사실 더 남자답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엔 남성들의 각 진 얼굴도 남성다움의 상징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옛말이 된 지 오랩니다. 요즘엔 남성들도 여성 못지않게 부드러운 얼굴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도 얼굴형에 갖는 첫 번째 불만으로 각진 얼굴형을 꼽습니다. 양악수술의 기본 대상자로 하는 안면윤곽변형 환자고객(주로 사각턱, 주걱턱, 긴 얼굴, 안면비대칭 등을 말함) 얼굴은 크건 길건 대부분이 얼굴뼈가 과도하게 성장해서 각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V라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은 전신마취 후 수술을 하는 수술 요법과 수술을 하지 않는 비수술적 요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사각턱을 해결할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이겠지요. 이 경우는 턱뼈 자체가 심하게 자랐다기보다 턱 주변의 근육이 발달한 경우입니다. 이때에는 씹는 근육인 저작근의 크기를 줄여주는 보톡스 주사요법으로도 충분히 개선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씹는 저작근은 음식을 씹을수록 발달하는데, 딱딱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이 씹는 근육이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따라서 의외로 이 보톡스 주사요법으로 사각턱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2~3회 주사요법으로 더 이상 주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턱선을 가지게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근육의 발달이 심각한 정도라면 보톡스나 지방분해 주사 등의 비수술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반면 턱 주변 근육보다 턱뼈 자체가 발달한 경우라면 수술을 통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힘듭니다. 흔히 말하는 양악수술은 위아래 턱뼈를 이동시켜 고정하는 수술로, 턱의 모양에 따라 하악각 절제술과 피질골 절제술로 나누게 됩니다. 양쪽 턱이 많이 나온 사람의 경우 양악수술 하악각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뼈의 두께를 줄일 때는 양악수술 피질골 절제술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턱뼈의 모양과 상태는 개인별로 모두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수술 전 사전 정밀검사는 반드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방사선 사진과 3차원 CT 촬영 등으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이뤄져야 하며 특히 수술을 담당하는 구강악안면외과의사와 치아의 위치를 바로잡는 교정 의사와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합니다. 성형외과에서도 양악수술을 하지만 치아의 교합상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치과의사와의 협진이 없이는 수술해서는 안 됩니다.
양악수술은 수술을 하고 나서 본인의 만족도가 낮다고 해도 쌍꺼풀이나 코성형처럼 재수술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수술 전 사전 준비가 그 어떤 수술보다 철저해야 하며, 자칫 잘못해 뼈 주변의 신경이나 혈관, 피부조직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수술 전 사전점검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술 후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합니다.
양악수술은 유행처럼 할 수 있는 성형수술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단순히 얼굴뼈를 깎아내는 수준이 아니라 뼈를 절단함과 동시에 턱과 치아의 맞물림 교합 관계를 맞추는 고난도의 수술이기 때문입니다. 외형적인 만족도는 물론이고, 이보다 더 중요한 씹고 발음하는 기능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연예인들의 양악수술 공개 사례가 빈번한 요즘, 이런 매스컴의 영향으로 단순 성형수술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쉽게 결정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양악수술이 일반화된 지금, 굳이 양악수술에 대한 윤리적인 이야기를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마는 사실 양악수술에 대한 치료 기준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칫 아름다움을 위한 수술이 개성 없이 틀에 박힌 외모, 유행에 따라 다시 바꿔야 하는 외모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과에서 양악수술을 일차적으로 권하는 경우는 뼈의 부조화로 인해 치아가 부정교합이 되었을 때입니다. 즉 양악수술을 통해 교정하지 않으면 부정교합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지요. 정상적인 교합은 저작과 발음 등 기능적인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자칫 턱관절, 만성두통 등에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는 모든 성형수술의 기준인 환자의 만족에 따른 자신감 회복입니다. 이 기준은 애매하고 주관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성형 후에 자신감을 찾아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더 좋은 사회 활동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면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이런 성형수술을 지나치게 권장하고, 알게 모르게 성형중독이 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서 정확하게 진단하고 예방해야 하는 것도 의사들이 해야 할 일이며 의식 있는 여러분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