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석 Aug 07. 2022

참 좋은 설탕 자일리톨

건강한 치아 관리

충치 원인균 S. mutans

충치는 병원균에 의해 옮겨지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입 안의 뮤탄스균(S. mutans)이라는 세균에 의해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세균만 존재한다고 충치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충치는 숙주요소, 세균요소, 식이요소 이 세 가지 요인이 갖춰져야 생깁니다. 숙주요소라는 것은 우리 몸이 갖는 충치에 대한 저항 능력을 말하고 세균요소는 입 안의 세균 수와 감염 시기, 식이요소는 설탕 섭취 빈도나 입 안의 위생상태 등의 영향을 말합니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요소에 맞춰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설탕의 섭취를 줄이는 것은 식이요소를 조절하는 것이고 불소도포 등으로 치아의 우식 저항력을 높이는 것은 숙주요소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깨끗하게 잘 닦고 가글을 하는 것은 세균요소를 줄여주어서 충치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미국 교정학회에서는 단 것을 많이 먹는 10월을 ‘치아 교정 건강의 달’로 정하고 치아 건강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한다.

치아에 불소를 도포하거나 불소치약을 쓰고, 또 치아를 아무리 잘 닦아도 단 것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습니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핼러윈데이 등 초콜릿과 사탕을 선물하는 시기에 치아가 더 많이 썩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캔디, 캐러멜, 젤리 등이 가장 많이 팔리는 핼러윈데이가 있는 10월에 치아 건강 캠페인을 가장 많이 합니다. 특히 미국 교정학회에서는 10월을 ‘치아 교정 건강의 달’로 정하고 치아 건강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합니다. 끈적끈적하거나 딱딱한 캔디류 때문에 치아 교정 장치가 망가지거나 레진이나 아말감 등 치료한 재료가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은 이런 캔디나 캐러멜, 젤리 등의 당분을 섭취하고 부산물로 산을 배출하는데, 이 산 성분이 바로 치아를 썩게 합니다. 따라서 이때 이를 잘 닦지 않으면 뮤탄스균에게 먹이를 충분하게 공급해주는 꼴이 되어 충치가 많이 생기는 것입니다.


단 맛이 나면서도 뮤탄스균에 의해 산이 생성되지 않아 충치를 일으키지 않는 아주 ‘착한’ 설탕이 있습니다. 바로 자일리톨입니다. 자일리톨은 자작나무에서 주로 추출되어 ‘자작나무 설탕’이라고도 부릅니다. 양배추, 시금치, 딸기, 라즈베리 등 다양한 채소와 과일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것 같지만 사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설탕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대용품으로 생산이 되었다가 전쟁 후 점차 사라졌습니다. 1970년대에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치의학적인 이러한 효능이 검증되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핀란드의 Turku Sugar Study, 80년대 헝가리에서 실시된 WHO 임상 연구, 90년대의 Blize Study 등의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자일리톨의 충치예방 효과는 입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국민 구강 건강 실태 조사’ 결과 자일리톨 보급 이후에 충치 경험 치아 개수가 3.3개에서 2.2개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설탕과 맛이나 칼로리는 비슷한 자일리톨은 뮤탄스균이 분해하지 못하는 5탄당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뮤탄스균은 음식물에 들어있는 포도당과 과당(6탄당)을 섭취하고 젖산을 배출하지만 5탄당인 자일리톨은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산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뮤탄스균은 자일리톨을 보통 설탕으로 인식하고 섭취하지만 먹어도 소용없으니 결국은 굶어 죽게 됩니다. 좀 잔인(?)하지만 가짜 먹이라도 먹게 해주는 것이니 이참에 적극적으로 세균을 없애 봅시다.



껌 좀 씹니? - 치과 진료실 엿보기


자일리톨에 대한 좋은 이야기는 다 알겠는데 그럼 어떻게 이를 실천해서 충치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일리톨 껌을 씹는 것입니다. 자일리톨 임상 연구 결과,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약 5~10g의 자일리톨 섭취가 적절하다고 합니다. 충치균이 많아 충치가 생길 확률이 높은 사람을 제외하면 일반인의 경우 5g 정도가 적당량이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자일리톨 껌은 한 알이 보통 1g입니다. 따라서 하루 껌 5알 정도를 씹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입니다. 충치균을 자일리톨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좋기 때문에 여러 알을 한꺼번에 씹는 것보다는 하루 3~5회 나누어서 씹는 것이 좋습니다. 껌을 너무 오래 씹는 것은 턱관절에 오히려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껌과는 다르게 단물이 빠지면 더 이상 씹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충치예방 효과는 껌 자체가 아닌 자일리톨 성분에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턱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껌은 10분 이상 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일리톨 껌은 5분 정도 씹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치아 전체에 골고루 자일리톨 성분이 닿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쪽으로 껌을 씹는 것보다는 양쪽을 골고루 이용해야 합니다.


씹는 행위 자체가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수험생들의 경우 시험 시작 전 5분간 껌을 씹으면 두뇌활동 촉진, 집중력 향상 및 안정감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 성분으로 잠자는 뇌를 깨우고, 씹는 행위로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도 역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껌을 씹는 것이 침 분비 및 소화액과 췌장액 등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에도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자일리톨은 당뇨병 환자에게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너 껌 좀 씹었니?’라는 말처럼 껌 씹는 것이 불량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건강을 위해 껌을 씹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견주님들에게 드리는 말씀인데 자일리톨이 충치예방에 좋다고 해서 개한테 먹이시면 큰일 납니다. 개에게는 독성이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ㅠㅠ


개에게 자일리톨은 치명적이므로 가까이 두면 안됩니다.


이전 06화 구강 건강 지킴이 - 치과위생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