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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석 Aug 18. 2022

싸움의 기술

건강한 치아 관리

치아는 싸우다가 가장 잘 다치는 곳 중 하나입니다. 특히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 치아는 단골로 다치는 곳이고 그러다 보니 싸우다 다쳐서 치과를 찾아오는 환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중에는 정말 심하게 다친 경우도 있고 보일락 말락 하게 깨진 치아 때문에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상태에 따라서 전치 3주, 4주 등이 결정되는데 법적인 효력을 떠나서 피해자들은 최대한 치료 기간이 긴 쪽의 진단서를 원하게 됩니다. 예전에 맞아서 흔들리게 된 치아에 4주 진단서를 써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가해자 쪽에서 저에게 항의를 하더군요. 예전에 자신이 치아가 부러져서 갔더니 2주 끊어주던데 왜 여기는 멀쩡해 보이는 치아가 흔들린다고 4주를 써 주느냐고 말입니다.

치아를 뽑아야 할 정도로 치아가 부러진 경우를 제외하고 단순히 치아가 깨진 경우에는 2주 이상의 진단서가 나가기는 힘듭니다. 이를 때우거나 해 넣는 치료를 해주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치유 기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흔들리는 치아는 다릅니다. 손상된 치주인대가 정상으로 돌아와 치아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보통 2~3주 이상의 고정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완치까지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저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싸울 때 상대의 치아를 흔들리게 하지 말고 아예 부러뜨리라고 얘기합니다. 싸움의 기술이라고 할까요?


싸워서 다치는 것 말고도 치아는 여러 가지 스포츠, 레저 활동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태권도, 복싱 등은 말할 것 없고 최근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축구, 야구 등을 하다가도 다쳐서 옵니다. 거의 모든 경우, 뭐 대단한 운동을 하다가 다쳐오는 것이 아닙니다. 농구를 하다 상대 팔꿈치에 부딪쳐서 치아가 빠져서 온다든지 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런 운동 경기 때 마우스가드(mouthguard, 또는 마우스피스)의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마우스가드를 사용하면 치아 외상의 90% 이상이 예방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몇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마우스가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마우스가드를 장착할 경우 치아의 외상은 90% 이상 예방됩니다. 그리고 마우스가드는 입 안에서 녹여서 대충 물리게 만드는 기성품보다는 정확하게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최근 마우스가드를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치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격한 운동을 즐겨하는 분들은 이런 개인 마우스가드를 치과에서 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우스가드는 치아의 손상만 막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입술을 포함한 치아 주변 조직의 손상도 예방해주고 무엇보다도 턱관절의 외상으로 인한 부가적인 뇌손상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외상뿐 아니라 운동 시에 이를 악무는 습관으로부터 치아의 마모나 파절도 막아줍니다. 간단한 예방 장치처럼 보이지만 해주는 역할은 전혀 간단하지 않지요? 마우스가드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꼭 가드(guard)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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