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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석 Aug 21. 2022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

아이의 치아 관리

아이를 치과에 데리고 오는 부모님들이 한결같이 물어보시는 것이 있습니다. “정상인가요?” 우리는 항상 ‘비정상’인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은 그렇습니다. 임신 기간 내내 내 자식이 ‘비정상’으로 태어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고 출산 후에도 혹시나 ‘비정상’적으로 성장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고민에 늘 마음이 초조합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사실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하나 이상은 비정상인 것들을 품고 살아가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비정상’을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외모가 남들과 다른 것이 그렇습니다.


치과에서 접하게 되는 아이의 기형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구순구개열입니다. 예전에는 언청이, 토순 등으로 불렸습니다만 지금은 입술갈림증(구순열), 입천장갈림증(구개열)으로 부릅니다. 아이가 입술이 찢어지고 입천장이 갈라진 상태로 태어난 것을 보는 것은 부모로서 견디기 힘듭니다. 그 걱정은 혹시나 다른 기형이 있지는 않은지, 지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학교생활은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들을 넘어서 자신이 임신 중 부주의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자책까지 이어집니다.


구순구개열은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고 외과적인 수술 및 언어 평가와 치료, 교정치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넘나들어야 하는 고난도의 과정입니다. 하지만 ‘정상’이 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구강악안면외과 와 교정과, 소아치과, 보철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 많은 이들의 협진이 필요합니다.


구순구개열의 수술 결과도 최근에는 좋아져서 정상인과 거의 흡사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외국의 경우 유명 배우, 성우, 모델, 가수 중에 구순구개열을 극복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홍금보(洪金寶), 호야킨 피닉스(Joaquin Phoenix), 스테이시 키치(Stacey Keach), 카밋 버처(Carmit Bacher) 등이 대표적이죠. 우리는 그 누구도 그들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순구개열 치료를 받은 홍금보(洪金寶), 호야킨 피닉스(Joaquin Phoenix), 스테이시 키치(Stacey Keach), 카밋 버처(Carmit Bacher)


갈림증(구순구개열)의 예방과 치료 - 치과 진료실 엿보기


입술갈림증(구순열)과 입천장갈림증(구개열)과 같은 갈림증은 태아기의 얼굴 형성 부전에 의해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입니다. 태아의 얼굴이 형성되는 임신 초기 5~12주경에 발생하는 것이죠. 이 시기는 원시 조직이 이동해서 얼굴의 중앙 부위에서 만나 입천장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때 서로의 조직이 만나는 융합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틈이 생겨 이러한 갈림증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임신 초기는 이뿐 아니라 대부분의 장기가 만들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발생학적 기형이 가장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임신 초기에 철저한 주의가 중요합니다.


갈림증의 특징

입천장갈림증은 목젖이 둘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어서 대부분 출생 시에 진단이 가능하지만 점막 하에 발생하는 갈림증의 경우에는 점막 속의 근육과 뼈가 갈라져 있어서 진단이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입술갈림증은 입술이 갈라지고 코까지 연장되어 있어서 출생 시 바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미세한 갈라짐 흔적만 있는 미세형은 진단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임신 중에도 다양한 입체 사진으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서 미리 태어날 아기에 대해 알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갈림증의 원인

임신 초기의 어머니의 영양 상태와 비타민 섭취, 어머니와 태아의 저산소증, 레티노이드 제재의 복용, 항경련제 및 음주, 흡연 등이 원인일 수 있고 유전이나 염색체 이상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임신 중 비타민 B, C 및 엽산이 부족한 경우에도 발생빈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임신 초기에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갈림증의 치료


유아기

갈림증이 있는 경우 아이가 젖을 먹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해달라고 부모님들은 요구합니다. 입술은 일반적으로 생후 2~3개월에 수술을 하게 됩니다. 갈라진 입술을 붙이되 흉터를 최소화하고 안면 성장이 정상에 가깝게 성장하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그다음에는 입천장을 닫아 먹고 마시는 기능과 발음을 정상에 가깝게 해 주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입천장의 경우에는 수술 시기를 한두 살까지 미루게 됩니다. 그 이유는 너무 일찍 수술할 경우 위턱의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술이 너무 늦어지게 된다면 발음에 문제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골격의 성장과 발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최고가 되는 시기에 수술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중이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와의 협진이 필수적이고 수술 시에 고막에 튜브를 삽입하는 수술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언어 발달에 따른 언어 치료도 시행하게 됩니다.

성장의 각 시기별로 구강악안면외과, 교정과, 성형외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

소아기

치아가 맹출 하는 시기가 되면 교정의사가 주로 담당하는 시기가 됩니다. 대부분이 치아의 맹출 이상을 보이고 부정교합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위턱의 확장, 전방유도 등 가능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언어 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구개연장술, 인두성형술 등의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코의 변형이나 입술선에 대해서 필요하다면 성형수술을 시행하여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도 상담을 통해 진행하게 됩니다.


청소년기

영구치가 맹출 하게 되면 부정교합을 해결하기 위해 교정치료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추가적인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송곳니 부위의 잇몸뼈가 없기 때문에 수술을 동반한 교정치료를 하게 됩니다.

성년이 되어서도 골격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교정치료를 통해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처럼 갈림증의 치료는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찰과 다양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경험이 많은 주치의와 상담해야 하며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져 있는 다양한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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