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치아 관리
우리 나이로 일곱 살이 되는 만 5~6세는 흔히 ‘미운 일곱 살’로 불리는 나이입니다. 이 시기는 부모와의 애착관계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조금씩 부모와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하는 때라고 아동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합니다. 인지능력은 발달해 논리적인 듯 보이지만 융통성이 없는 시기라 말을 잘 안 듣고 떼쓰는 일이 많아집니다. 그래서인지 앞니가 빠지기 시작하는 이때는, 그 빈 공간 때문에 귀엽게도 혹은 밉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영구치 어금니가 뒤쪽에서 살을 뚫고 올라오면서 생기는 통증 때문에 아프다고 밥을 안 먹기도 하고 반찬 투정도 하게 됩니다. 젖니를 처음으로 뽑아야 하는 시기여서 처음 온 치과에서 울며불며 ‘미운 일곱 살 짓’을 마냥 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밉더라도 이 시기에 반드시 치과에서 점검을 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처음으로 젖니가 빠지는 시기인 만큼 앞으로 빠질 20개의 젖니를 적절한 시기에 잘 뽑을 수 있도록 치과에 오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연히 이를 뽑는다고 겁을 주지 말고 새로운 어른이가 올라올 것을 축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뽑는 ‘상실’이 아니라 이가 새로 올라온다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는 말이지요. 아래 앞니가 젖니의 뒤, 혀 쪽에서 올라오는 경우에는 젖니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치과에서 검사 후에 뽑아야 합니다. 마냥 흔들리는 것을 기다리면 자칫 덧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치과대학의 축제 중에 ‘6.9제’란 것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있지요. 이 이름을 처음 들었던 다른 과의 친구는 ‘무슨 이상야릇한 축제’ 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69’라는 말에서 그런 상상을 한 것이지요. 6월 9일은 치아의 날(현재는 "구강보건의 날")입니다. 그날을 정한 이유는 만 6세에 처음으로 올라오는 영구치를 ‘6세 구치’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처음 올라오는 영구치의 소중함, 나아가 치아의 중요함을 알리려는 의도로 정한 날입니다.
맨 뒤쪽에서 슬그머니 올라오는 이 ‘6세 구치’는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젖니인 줄 알고 썩어도 곧 뽑겠지 하고 간혹 방치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치아입니다. 특히 이 어금니는 얼굴의 하부 형태를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다른 영구치의 위치 결정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위치에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중요성을 나라에서 이제야 알았는지 이 치아에 해당하는 예방치료인 치아홈메우기가 2010년부터 의료보험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치아가 잘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특히 윗니의 경우 앞쪽의 젖니 어금니에 걸려서 못 나오는 경우, 오랫동안 젖니에 걸려서 반쯤 나온 상태에서 걸려 썩는 경우, 그리고 방향 자체가 틀어져서 막혀있는 경우 등은 방치하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부정교합으로 이행되는 것이 조금씩 발견되는 시기입니다. 앞니 영구치가 맹출 하는 것을 잘 지켜보고 조기 치아교정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관찰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냥 미운 일곱 살인 줄 알았는데 치과에서도 신경 써야 될 일이 많은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일곱 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