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발견하는 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by 꿈꾸는 날들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구김살 없이 해맑고 예쁠까,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난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의 크고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도 않는다. 각자의 다름과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단단한 믿음이 있다. 내면에 지닌 여유로움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고 타인을 향한 배려와 매너가 몸에 배어 있다. 매사에 모난 데가 없이 둥글둥글하며 깊은 사려심을 가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마치 한 번도 상처받은 적이 없다는 듯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사랑은 사람을 반짝이게 한다. 그리고 사랑받는 모든 존재들은 그렇게 빛이 난다.


누군가 통계적으로 사람이 열 명 모여 있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그중 두 명은 나를 좋아하고 일곱 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한 명은 나를 싫어한다고 했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내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삶이 될지, 나를 싫어하는 누군가로 인해 불행한 사람이 될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사랑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누군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인다. 반면 사랑에 결핍이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부터 마음을 종종거린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어도 그게 진심일까 의심하고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잔뜩 주눅이 들어 시들어 간다.


이렇듯 사랑이란 게 사람을 참 빛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하염없이 서글프게도 한다. 사랑받지 못하는 쪽에 서 있으면 마음이 자꾸만 가난해진다. 풍족한 사랑을 받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된다. 도대체 어떤 사랑을 받으면 그렇게 구김 없고 깨끗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건지, 나는 왜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하는지, 어둡고 쓸쓸한 생각들이 자신을 계속해서 작고 초라하게 만든다. 하지만 살아보니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받고 있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그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는가였다. 내가 받고 있는 사랑을 자각할 수 있는 것. 사랑을 받고 있어도 그게 사랑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한참 지나서야 그게 사랑이었구나 하고 뒤늦게 깨닫고 후회를 하는 사람들. 그 정도로는 사랑이라 부를 수 없다며 자신이 받고 있는 마음을 볼품없고 비루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닫게 된다.


진짜 중요한 건 내 곁에 존재하는 사랑을 발견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다.


아무리 많은 사랑을 퍼부어주어도 그걸 좋은 마음으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모든 사랑은 그 마음에게 닿지 못하고 추락해 버린다. 사랑을 사랑으로 소화시키지 못한 마음은 늘 불안하고 모든 걸 부정적으로 왜곡시킨다. 그리곤 자기 연민을 끌어안고 외로워한다. 누군가의 작은 손길, 다정한 배려에서도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작은 사랑에도 그 마음을 의심하지 않으며 자신의 존재를 결코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이 되어 주위를 환하게 변화시킨다.


우리는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랑들이 흩뿌려져 있는지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내가 손을 잡고 있는 관계들을 돌이켜 보면 그 사람도 분명 내 손을 잡고 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관계란건 원래가 어느 한쪽으로만 만들어질 수 없고 양방향으로 오가는 애정이 있어야만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주변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사랑을 보내고 있는지 날마다 새롭게 발견하고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을 많이 받기 때문에 구김 없이 빛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게 사랑이란 걸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것이다.


사랑은 생각할 사(思) 헤아릴 량(量)이란 말이 합쳐져서 사량(思量)이 되었다가 사랑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누군가를 사랑하다는 말은 누군가를 생각하고 헤아린다는 뜻이다. 내 곁에 사랑으로 머무는 모든 존재들은 나를 생각하고 헤아려주고 있다. 그러니 나도 그와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생각하고 헤아림으로 화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서로의 부족함과 약한 모습마저도 내비치고 기대고 품어줄 수 있는 관계가 돼주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의 곁에 사랑을 흩뿌려주고 내 주변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사랑은 마치 복리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깊어지고 넓어진다. 내 곁에 머무는 사랑을 발견할 수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마르지 않는 사랑으로 가득한 삶이 될 수 있다.


아직은 모나고 완성되지 않는 마음에도 사랑이라 이름을 붙여주고 불러주다 보면 진짜 사랑이 된다. 나를 향해 건네주는 누군가의 마음을 사랑으로 변화시키는 힘은 결국 내 안에 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도 과잉으로 휘어진 나무가 있는가 하면 한 줌의 흙과 한 뼘의 햇살만으로도 풍성한 잎을 만들어내는 나무가 있듯이. 우리가 받은 사랑은 그 크기와 종류에 상관없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의미와 깊이가 달라진다. 자꾸만 문득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내 곁에 머물고 있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 가난해져서 일지도 모른다.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분명 다시 사랑으로 반짝일 수 있다.


스스로가 사랑받기 충분한 존재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 분명 일상의 곳곳에 걸려있는 모든 사랑을 언제라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우리, 주변에 흩뿌려진 사랑을 매일 새롭게 발견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그 사랑으로 인해 서로의 삶이 채워지고 그렇게 자꾸만 마음이 흘러넘쳐서 또다시 주변에 사랑을 마구 흩뿌려주는 우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삶의 모든 순간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사랑을 발견해 내서 그간 삶이 얼마나 외로웠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오래된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사랑으로 모든 것을 다 덮고 회복시킬 수 있었으면. 그렇게 당신과 나를 채우고도 남는 사랑이 자꾸만 불어나서 우리를 계속해서 빛나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수요일 연재